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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라인 개학’ 꺼내든 교육부…현실은 글쎄

교사‧학부모‧학생들 모두 혼란 “실효성 있겠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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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영주 기자
기사입력 2020-03-31

교사‧학부모‧학생들 모두 혼란 “실효성 있겠나”

시범학교서도 기술적 결함 속출, 일반학교는 더 심할 듯

저소득층 학생들의 상대적 박탈도 문제, 삐걱이는 현장

 

코로나19 사태가 좀처럼 가라앉지 않으면서 정부가 전국 초·중·고교 및 특수학교 등을 중심으로 ‘온라인 개학’을 실시한다고 발표했다. 현 시점에서 등교가 어렵다는 판단 하에 온라인 개학이라는 사상 초유의 조치를 꺼내들었지만, 현장의 상황과 동떨어진 온라인 개학에 일선 교사들은 물론 학생들의 혼란마저 가중되는 양상이다.

 

31일 유은혜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장관은 브리핑을 통해 “현 시점에서 등교개학이 어렵다고 판단해 원격교육을 통한 정규수업으로 학생의 학습공백을 해소하고, 코로나19 위기에 능동적으로 대응하고자 온라인 개학을 결정했다”고 밝혔다. 

 

이번 결정은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와의 협의를 통해 나온 것으로, 세차례의 휴업명령을 통해 4월3일까지 신학기 개학을 연기한 끝에 나온 조치다. 

  

원래대로라면 4월9일부터 본격적인 학사일정이 시작돼야 하지만 코로나19로 정상적인 학사일정 운영과 대면수업에 차질이 빚어지면서 ‘온라인 개학’이라는 방안을 꺼내든 것이다. 

 

4월1일부터 일주일간의 준비기간을 거쳐 9일부터 고등학교 3학년과 중학교 3학년이 먼저 온라인 개학에 돌입한다. 그로부터 일주일 후인 16일 목요일에는 고등학교 1~2학년과 중학교 1~2학년 및 초등학교 4~6학년이, 마지막으로 4월20일에는 초등학교 1~3학년이 온라인 개학에 돌입할 예정이라고 교육부는 설명했다. 온라인 개학의 초기 적응기간은 수업일수에 포함되며, 온라인 개학기간에 학생들의 등교는 중단된다.  

 

이같은 조치는 최근 해외입국 감염자와 소규모 집단 감염이 지속적으로 발생하는데다가 다수 국민들이 개학연기를 필요로 하고 있고, 위기경보 ‘심각’ 단계에서 등교개학을 추진하는 것이 부적절하다는 전문가 의견도 있어 이를 반영한 것으로 볼 수 있다.

 

▲ 교육부에서는 원격수업 운영기준안을 내놓고 실시간 쌍방향 수업 및 콘텐츠 활용 중심수업이 가능하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지만, 일선 교사들과 학생들은 혼란만 가중되고 있다며 불만을 쏟아내고 있다. (자료사진=교육부)  

 

‘미래형 학습모형 개발’ 기대하는 교육부

현장 상황은 달라…교사도 학생도 혼란 가중돼

 

정부에서는 e학습터나 EBS 등 자율형 콘텐츠를 통한 자기주도적 학습여건을 구축하고 기존 교실환경에서 어려웠던 것들을 원격수업을 통해 추진할 수 있을 것이라며 ‘미래형 학습모형 개발’에 기여할 수 있다는 장밋빛 전망만 내놓지만 현장의 상황은 다르다. 

 

교사들은 물론 학부모들과 학생들 모두가 불만을 토로하고 있다. 온라인 수업을 위한 인프라가 제대로 구축되지 않은 상황에서 화면을 통해 수업을 진행한다는 것 자체가 어려운데다가 학생들이 얼마나 수업에 집중할 수 있을지 여부도 문제기 때문이다. 

 

인터넷 접속 오류 등 기술적 결함으로 인해 영상이 끊기는 등의 문제가 발생할 경우 혼란은 더욱 가중된다. 실제로 지난 30일 온라인 수업 시범학교에서 진행된 수업에서도 이같은 문제는 속출했다. 

 

쌍방향 소통이 어렵다보니 학생들은 즉각적으로 의문점을 해결하기 힘들어졌고, 선생님들은 학생들이 제대로 수업을 따라오고 있는지 파악하기 힘들어 속도조절에 어려움을 겪게 됐다. 

 

익명을 요구한 한 교사는 “수업이라는 것이 그렇게 간단한 문제가 아니다. EBS 강의야 학생들이 따라오든 말든 일방적으로 녹화한 것을 재생하는 형태지만 수업은 다르다. 학생들이 설명을 이해했는지 판단하고 이해가 안된 것 같으면 한번 더 설명하고 잘 따라오지 못하는 학생들이 있으면 다그쳐서라도 끌고 가는 것이 수업이다. 쌍방향이 핵심인데 온라인 수업은 그게 제대로 안되지 않느냐”고 안타까움을 토로했다. 

 

교육부가 현장의 상황을 제대로 알지 못하면서 '탁상공론식' 조치를 꺼내들었다는 비난여론도 곳곳에서 고개를 드는 모습이다.  

 

상황이 이렇게 되면 노트북이나 태블릿PC 등을 제대로 갖추고 있지 못한 저소득층 학생들은 물론 일반학교의 경우 상대적 박탈 현상이 가중될 것으로 보인다. 이미 교육부 원격수업 선도학교에서도 혼선이 빚어지는 마당에 제대로 인프라를 마련해놓지 않은 일반학교에서는 혼란이 더욱 커질 수밖에 없다. 

 

일각에서는 온라인 수업으로 인해 현장에서 계속 문제가 발생할 경우, 지속적으로 얘기됐던 ‘9월 신학기’ 논의가 제대로 탄력 받을 수 있다며 당장 첫날부터 현장에서는 불만의 목소리가 끊이질 않을 것이라 전망하고 있다.  

 

한편, 교육부는 신학기 개학일이 연기됨에 따라 2021학년도 대입일정 역시 조정해서 수능은 2주 미룬 12월3일 시행하고 수시 학생부 작성 마감일은 16일 연기한 9월16일로 변경한다고 밝혔다. 

 

문화저널21 박영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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