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색

러시아서 발 묶인 유학생들…전세기 뜨나

항공편 없앤 러시아, 귀국 앞둔 이들 발 동동

가 -가 +

박영주 기자
기사입력 2020-04-01

항공편 없앤 러시아, 귀국 앞둔 이들 발 동동

짐까지 부쳤는데…불법체류자 될 위기 놓여

전세기 검토하는 정부, 자가격리 지침은 의무

 

코로나19의 여파로 각국이 하늘길 통제에 나선 가운데, 러시아에서 갑작스럽게 항공편과 육상통로를 폐쇄하면서 귀국을 앞뒀던 우리 국민들의 발이 묶여버렸다. 

 

미리 항공권을 끊어놓았던 유학생 및 출장자들은 졸지에 ‘불법체류자’가 될 위기에 놓였고, 묵을 곳조차 없는 이들은 부랴부랴 대사관에서 알아봐준 인근 숙소에 머무르고 있는 상황이다. 

 

 (사진=문화저널21 DB / 자료사진)

 

주러시아 대사관에 따르면 현지시간으로 지난 30일 모스크바 셰레메티예보 국제공항에서 출발해 31일 오전 중 인천에 도착할 예정이던 러시아 항공사 아예로플로트의 항공편(SU250)이 갑작스럽게 취소되면서 귀국하려던 이들의 발이 묶였다. 

 

러시아 유학생과 해외출장자 등 150여명은 출국수속을 앞두고 돌연 공항에서 취소통보를 받았으며, 갑작스러운 상황에 놓인 이들은 단체 대화방을 만들고 귀국 방안을 논의하고 있는 상황이다. 

 

앞서 러시아 당국은 지난 27일부터 모든 국제선 항공편 운항을 중단한다는 결정을 발표했지만, 외국에 체류하고 있는 자국민의 귀국이나 러시아 체류 외국인의 본국 귀환을 위한 항공편은 예외로 둔다는 뜻을 밝힌 바 있다. 

 

하지만 실제로는 모스크바-인천 구간의 항공편이 출발 몇시간 만에 돌연 취소됐으며, 개인 화물까지 부치고 탑승수속을 마쳤던 이들이 다시 돌아 나오는 일이 벌어졌다.

 

▲ 러시아에서 발이 묶인 이들의 가족이 청와대 청원게시판에 올린 글. (사진=청원게시판) 

 

상황이 이렇게 되자, 현재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외국인 출국도 막아버려 러시아에 묶인 유학생들 데려와주세요’라는 청원이 등장하기도 했다. 

 

러시아로 유학 간 학생의 언니라고 자신을 소개한 청원 게시자는 “항공권을 끊기 위해 학생비자연장을 목적으로 제출했던 여권을 되찾아오며 어쩔 수 없이 학교를 자퇴로 처리했다. 하지만 갑작스럽게 내일부터 러시아에서 입출국을 모두 막아버려 갑자기 불법체류가 될 뻔한 상황”이라고 전했다. 

 

ATM출금은 물론 식료품 구입조차 어려운 상황에 놓인 이들은 불안감을 호소하고 있으며, 전세기를 띄워달라는 요구가 끊이질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해당 청원에는 현재 1000여명이 참여한 상태다. 

 

주러 한국대사관에서는 “교민들이 이용할 수 있는 다른 항공편을 최대한 알아본 뒤 대안이 없으면 한인회와 협의해 전세기 운항 방안을 검토하겠다”고 밝힌 상태다. 정부에서도 다양한 방안을 물색한 이후 불가능하다는 판단이 들면 자체적으로 전세기를 띄우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유학생들 귀국 이어지지만, 싸늘한 여론

일부 몰지각한 이들의 '자가격리 지침 위반' 원인

현지 유학생들 "자가격리 조치 충실히 이행할 것"

 

이처럼 러시아 외에 미국‧유럽 등 다수 국가에서 체류하고 있던 유학생들이나 해외출장자들이 귀국에 어려움을 겪으면서, 당사자들은 물론 가족들의 걱정도 커져가고 있지만 이에 대한 국내 여론의 반발 역시도 만만치 않은 상황이다. 

 

일부 몰지각한 이들이 입국 후에 지켜야하는 자가격리 지침 등을 위반해 지역사회 감염의 매개체가 되면서, 아예 유학생 및 해외체류 자국민에 대한 입국 자체를 막아야 한다는 주장에 힘이 실리는 것이다. 

 

실제로 최근 미국에서 유학하다 돌아온 19세 남성이 자가격리 기간을 지키지 않고 4박5일간 제주관광을 한 뒤, 서울에서 확진 판정을 받으면서 제주시의 방역이 뚫리고 제주도가 서울 강남구청을 상대로 구상권 청구를 꺼내드는 등의 파장이 빚어졌다. 

 

다른 곳에서도 유학생을 매개체로 한 지역감염 사례가 속출하면서, 해외로부터 입국한 유학생이 코로나19 확산의 또다른 원인으로 꼽히는 모습이다. 

 

이를 의식한 듯 현지 유학생들은 최대한 정부의 자가격리 지침을 충실히 이행할 것이라며 현지에서 머물지 못하는 어려움을 이해해달라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일부 유학생 가족들은 아예 자가격리 조치 이행을 위해 자녀들이 별도로 머물 공간을 마련하는 등 발빠른 조치에 나서고 있는 상황이다. 

 

익명을 요청한 한 유학생은 "국내에서 불안해한다는 것을 충분히 이해한다"면서도 "일부 유학생의 개념없는 행동으로 전체가 매도되는 것은 안타깝다. 당연히 자가격리 조치를 충실히 따라야 한다고 생각한다. 현지에서 어려움을 겪는 사정도 넓은 마음으로 이해해주시면 감사하겠다"고 심경을 전했다. 

 

현재 정부와 지자체 등에서는 자가격리 지침을 위반해 지역사회 감염을 촉발시키는 사례가 늘어남에 따라 ‘모든 입국자’에 대해 2주간의 자가격리 조치를 이행토록 하고 이를 위반할 경우, 무관용 원칙에 따라 고발하거나 강제출국 시킬 것이라 엄포를 놓았다.  

 

문화저널21 박영주 기자 

트위터 페이스북 카카오톡 카카오스토리 band naver URL복사
댓글

i

댓글 수정 및 삭제는 PC버전에서만 가능합니다.
URL 복사
x

PC버전 맨위로

Copyright ⓒ 문화저널21.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