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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두산, 알짜만 먹고 중공업·건설 토사구팽”

이성배 금속노조 두산중공업지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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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상영 기자
기사입력 2020-04-09

사업 슬림화 통한 두산중공업 매각 가능성

빨대 꽂은 ㈜두산, 경영진 사재출연 겉치레

산은직원 고통은 안중에 없는 기업사냥꾼

이 지회장, 고용 지키는 구조조정 방식 요구

 

산업은행과 수출입은행 등 채권단의 1조원 긴급 유동성 지원으로 사실상 워크아웃에 돌입한 두산중공업이 매각될지 모른다는 위기감이 감돈다. 두산중공업 노동조합 등 내부에서는 사업 슬림화를 통한 분할 매각부터 두산그룹의 지주회사인 두산에 알짜 사업을 몰아주는 식의 구조조정 가능성까지 점치며 고용불안을 호소하고 있다.

 

이성배 전국금속노동조합 두산중공업지회장은 지난 6일 문화저널21과의 단독 인터뷰에서 이러한 우려를 나타냈다. 이 지회장은 두산그룹이 부실의 늪으로 동반 추락한 두산중공업과 두산건설을 포기하는 카드를 꺼낼 가능성을 조심스럽게 제기했다. 그러면서 오너·경영진의 겉치레가 아닌 과감한 사재 출연과 신한울 3·4호기 건설 재개가 이뤄진다면 두산중공업 직원의 고용을 지킬 수 있다고 주장했다.

 

현재 나오는 시나리오는 두 가지 정도가 있다. 하나는 두산두산중공업두산인프라코어두산밥캣으로 이어지는 지금의 지분구조를 개편하는 것이다. 두산중공업을 투자회사와 사업회사로 분할하고 투자회사를 두산에 합병, 두산인프라코어와 두산밥캣을 종속시키는 방안이다. 이렇게 되면 두산중공업 사업회사가 두산건설을 끌어안는 모양새가 만들어진다. 다른 하나는 두산그룹의 알짜 사업으로 평가받는 두산솔루스와 두산퓨얼셀을 매각하는 방안이다. 이렇게 조달한 현금으로 부채를 털겠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성배 지회장은 알짜 사업만 남겨두고 부실 덩어리로 전락한 중공업과 건설을 묶어서 팔아버릴 가능성을 더 우려하고 있다아울러 구조조정의 실권을 쥔 산업은행에 대해서도 비판의 목소리를 냈다다음은 이 지회장과의 인터뷰 내용 중 일부를 편집한 것이다.

 

▲ 이성배 금속노조 두산중공업지회장이 지난 3월 30일 서울 중구 두산타워 앞에서 발언하는 모습.  © 성상영 기자

 

Q. 채권단과 경영진이 구조조정과 관련해 노동조합의 의견을 얼마나 듣고 있나?

 

A. 그런 것 전혀 없다. 우리는 산별노조이기 때문에 노조의 대표자는 금속노조 위원장이다. 금속노조와 두산중공업지회, 그리고 경영진이 함께 정상화 방안을 찾아야 한다. 경영진은 두산중공업지회만을 상대로 강압적인 구조조정을 진행하려고 한다. 산업은행과 수출입은행도 노동조합의 입장이 어떤지 한 번을 물어온 적이 없다. 1조원 빌려주는 대신에 사업 슬림화만을 위한 조건을 내놓고 압박하고 있다.

 

우리가 보기에는 산업은행은 기업사냥꾼으로밖에 안 보인다. 산업은행은 기업을 헐값에 팔아버리고 고통은 국민, 노동자에게 전가해왔다. 국민의 세금으로 운영되는 은행인데도 생존권을 깡그리 무시했다. 싸워야 할 대상이 자꾸 늘어나니까 저희도 곤혹스럽고 힘들다. 코로나로 죽으나 잘려서 죽으나 마찬가지인 상황이다.

 

Q. 두산중공업은 미래 먹거리에 투자하지 않았다는 비판을 받는다. 어떻게 대응하고 있나?

 

A. 주주총회에서 경영진이 말하기를 2023년까지 가스 터빈, 신재생, 3D 프린터 사업을 50%까지 올리는 중장기 계획을 수립했다고 했다. 두산중공업은 2006년부터 신재생에너지에 투자했다. 2013년부터는 한국형 가스 터빈 기술을 개발하고 있다. 이게 매출로 이어지려면 5년 정도 시간이 필요하다.

 

두산솔루스(전지박·첨단소재)랑 두산퓨얼셀(수소연료전지)에서 대체사업을 하고 있다. 두산중공업이 공을 들였는데 두산중공업의 사업 방향과 맞지 않는다면서 두산이 다 가져가 버렸다. 두산중공업과 창원시가 협약을 맺고 930억원을 들여서 수소액화플랜트를 하는데, 내부적으로는 두산에서 하고 있다. 이걸 바로잡아야 한다.

 

▲ 경남 창원시 성산구 두산중공업 창원공장 정문.  © 성상영 기자

 

Q. 노동조합이 가장 걱정하는 점은 무엇인가?

 

A. 알짜배기만 챙기고 두산중공업을 두산건설하고 엮어서 버리진 않을까 하는 점이다. 두산인프라코어와 두산밥캣이 자금난을 겪을 때 두산중공업 돈으로 다 메꿨다. 그런데 두산인프라코어하고 두산밥캣에서 매출이 생기니까 돈이 두산으로 바로 올라간다.

 

경영진이 이번에 1조원 대출받으면서 자구책이라고 내놨다. 연봉 30%인가 반납하고, 두산타워도 담보로 한 것으로 안다. 또 사재 출연이라면서 두산의 경영권을 방어할 수 있는 수준까지만 주식을 담보로 했다. 오너와 경영진은 두산중공업을 인수하고 지금까지 수천억의 연봉과 배당을 받아갔다. 사업부 이사들의 연봉을 반납하는 것까지는 바라지 않는다. 진정으로 사재출연 한다면 오너와 핵심 경영진이 다 내놔야 한다.

 

문화저널21 성상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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