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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 한국전쟁 70주년…한국의 전기통신⑩

[제2기] 대한제국의 전기통신 (1897~1910년) 한반도 운명을 바꿔놓은 러일전쟁과 전신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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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세훈
기사입력 2020-04-16

[제2기] 대한제국의 전기통신 (1897~1910년) 한반도 운명을 바꿔놓은 러일전쟁과 전신선

 

청일전쟁 후 한반도에서 세력을 두드러지게 나타낸 일본은 러시아와 협상하여 협약을 맺었다. 이 협약에서 일본은 전선수비병을 철회하는 대신 200명 이내의 헌병과 일본인 거류지 보호를 구실로 각 200명 이하의 4개 군대를 주둔시키기로 했다. 협약에서 일본은 현재 점유하고 있는 조선내의 전신선을 계속 관리할 권리를 갖게 된다. 

 

최초의 세계대전이라 불리는 러일전쟁은 러시아와 일본 두 나라만의 전쟁이 아니었다. 전쟁의 무대 뒤에는 이들 두 나라를 부추겼던 미국과 영국을 비롯한 제국주의 열강들이 있었다. 한반도의 운명을 바꿔놓은 러일전쟁, 그것은 동아시아 패권을 놓고 벌인 세계대전이었다.

 

러시아는 한성으로부터 두만강 국경에 이르는 북로전신선의 가설 권리를 보유하되, 조선 정부에서 북로전신선을 매수할 능력을 가질 경우에는 매입할 수 있게 한다고 규정했다. 이 협약에서 러시아의 전신선을 조선의 북로전신선과 연결시킬 것에 동의하고, 여기에 소요되는 비용의 원조를 제공할 것을 약정했다. 

 

일본은 1904년 1월에 이르러서는 전쟁 도발을 각오하고 군사상 목적으로 일본과 부산 간에 대북부전신회사선 외에 또 하나의 제2 해저전신선 부설을 준비한다. 전쟁에 대비하여 야전우편 및 전신업무의 준비를 완료했다. 이어 조선내의 일본 전선은 물론 일본 국토의 전선을 통해 해외로 발송되는 암호 전보의 취급을 금지했다. 

 

전쟁이 벌어질 형세가 느껴지자 조선은 러·일 양국이 전쟁할 경우 중립을 지키겠다고 선언한다. 이에 대해 대부분 열강들이 전시중립선언을 승인하는 답을 보내왔다. 그러나 끝내 화답하지 않은 나라가 있었다. 바로 미국이었다. 일본은 미리 계획하였던 창원과 부산의 우리 전보사 점령을 감행한다. 또한 전보도 검열하였으며, 선전포고도하기 전에 기습을 자행했다. 

 

▲ 일본의 기습으로 침몰하는 군함


1904년 2월 8일 인천 앞바다에서 일본의 선제로 러시아 함대를 기습 공격하여 침몰시키는 러일전쟁이 발발한다. 일본이 세계 최강국 러시아를 상대로 맞붙은 것이다. 그러나 결과는 예상과는 달리 일본의 승리였다. 

 

그리고 2월 10일에 이르러서야 비로소 러시아에 대한 선전포고를 한다. 인천의 러시아 함대는 4일간이나 전보 연락이 끊겨 초조한 나머지 출항하다가 대기 중이던 일본 군함에게 불의의 기습을 받았던 것이다. 전보 연락에는 함대의 철수 명령도 있었다고 하는데, 그 전보가 정상 배달되었다면 전세에도 변화가 있었을 것이다. 일본은 러일전쟁과 더불어 무력으로 조선의 통신망을 더욱 장악해 갔다. 

 

일본은 우리 정부의 승낙 없이, 한성전보총사에 침입하여 통신기를 불법으로 따로 설치했다. 아현동에 있는 그들의 경성우편국 사이에 전신선을 무단 가설함으로써 각지로부터 오는 전신과 전화를 직접 일본 기관에 연결하게 했다. 

 

러일전쟁과 더불어 서북지방을 선점한 러시아 군도 1904년 2월 전쟁 발발 후 전신기관인 의주전보사에 침입하여 약탈했다. 일본군과 러시아군의 침범사례와 이에 대처하는 통신원의 조치내용을 일기 형식으로 기록한 ‘요람일기’가 있다. 

 

1904년 2월 21일 일본은 러일전쟁 우세를 배경으로 ‘한일의정서’를 강요한다. 일본이 우리의 내정과 외교에 간섭하여 우리나라를 식민지로 병합할 목적의 노골적 침략 정책의 출발이었다. 러시아와의 전쟁에서 승리한 일본은 대한제국 내에서의 자국 세력을 넓히는 기세를 더욱 공고히 했다. 일본에 의한 전신·전화사업의 유린에서도 잘 나타났다. 

 

1905년 4월 1일 일본은 대한제국과 강제로 ‘한일통신협정’을 맺음으로서 우편·전신·전화사업에 대한 일본 정부의 관리권을 확보하게 된다. 이 협정으로 대한제국은 국가의 중추라 할 수 있는 통신권을 빼앗긴다. 통신협정에 항거하는 운동도 거세게 일어났지만 실제 효과를 거두지 못하고 같은 해 7월 2일 평안북도 동북부에 위치한 강계 우체사를 마지막으로 대한제국의 전신 전화 사무는 모두 일본 관할로 들어가고 말았다.

 

이세훈 

KT 시니어 컨설턴트

한국경제문화연구원 ICT 전문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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