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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노인일자리는 나쁜 일자리가 아니다”

은평구시니어클럽 조범기 관장 인터뷰, 노인일자리 편견에 일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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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준규 기자
기사입력 2020-04-27

정부가 매달 발표하는 고용지표에서 노인 일자리가 계속해서 증가하고 있다. 코로나19로 전반적인 고용지표가 감소한 상황 속에서도 60대 이상 노년층의 고용지표는 꾸준히 증가한 모습을 보였다.

 

이러한 상황을 두고 일각에서는 정부가 세금을 투입해 만든 재정일자리로 청년 고용대란을 감추고 있다고 주장한다. 재정을 투입해 노인일자리를 늘려, 현재 악화된 경제 상황보다 과장된 고용률 지표를 보여준다는 것이다.

 

나아가 정부에서 늘린 노인 일자리가 침체된 경제를 부양하는 양질의 일자리가 아니라며 이러한 노인일자리 증가세는 ‘경제 중심축인 30·40의 취업자수 감소를 불러일으킨다’는 부정적인 시선까지 보내고 있다. 

 

노인 일자리는 정말로 경제중심축인 젊은 세대의 일자리를 뺏는, 안 좋은 일자리일까. 은평시니어클럽의 조범기 관장은 24일 본지와의 인터뷰를 통해 노인 일자리에 대한 사회적 편견에 아쉬움을 표하며 노인일자리가 발생한 이유와 노인 일자리가 왜 필요한지에 대해 설명했다.

 

▲ 은평시니어클럽 조범기 관장.  © 송준규 기자

 

노인일자리, 왜 필요한 일자리인가

'베이비부머'가 온다…부랴부랴 정책 낸 정부

노인일자리의 공익형·시장형 구분, 서서히 바뀌어야

 

조 관장은 우선 노인일자리가 발생한 이유와 왜 필요한 일자리인지에 대해 이해가 필요하다고 전했다. 자활사업을 모델로 한 장애인, 여성에 대한 일자리는 있었지만 노인에 대한 일자리 정책은 2000년대 까지 전무한 상황이었다. 하지만 점차 베이비부머 세대가 나이 들면서 노인인구가 급속도로 증가하자 정부가 노인 일자리에 대해 정책을 내놓기 시작했다.

 

그는 “일반적으로 사람들이 생각하는 것처럼 어르신 일자리는 모든 노인들에게 제공하는 ‘보편적 복지’가 아닌 ‘선별적 복지’다. 정부의 노인일자리 정책은 저소득 어르신들에 대한 소득보충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고 말했다.

 

그는 “공익형 일자리는 저소득층에 초점이 맞춰진 노인일자리 사업으로, 근로의 개념이 아닌 봉사의 개념”이라며 “국민들이 보기에는 세금으로 돈을 준다고 아까워 할수 있지만 어르신들이 젊을 때 경제활동을 통해 지금의 우리 경제를 만드신 것인 만큼, 서비스를 받을 권리가 있고 이러한 사업이 곧 우리의 부모나 나아가 나 자신에게 돌아올 수 있어 꼭 필요하다”고 평가했다.

 

공익형 사업이 중간 계층의 어르신을 필요로 하는 일자리라면 시장형 사업은 그와 반대되는 일자리로, 저소득이 아니라 근로가 가능한 건강하고 젊은 어르신들에 초점이 맞춰져있다. 공익형은 수요처에 봉사를 통해서 활동비를 받는 개념이지만 시장형은 근로자의 개념으로 시장에서의 경쟁을 통해 직접 수익을 발생시키기 때문이다.

 

하지만 조 관장은 정부가 이 개념 역시도 바꿔야 한다고 권고하며 “시장형 사업도 일반 경제활동으로 보는 것이 아니라 복지적인 측면에서 봐야한다”고 주장했다. 정부가 노인일자리 사업을 공익형과 시장형, 즉 봉사의 개념과 근로의 개념으로 구분했지만 근로의 잣대가 아닌 복지의 잣대로 시선을 이동시킬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노인일자리 증가는 청년일자리에 손해일까
양질의 일자리, 경제적 금액만 봐서는 안돼

개인의 만족도 살펴봐야…정부 정책에 아쉬움

 

조 관장은 ‘노인일자리 증가는 청년일자리의 감소에 영향을 준다’는 편견은 크게 잘못된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고용주의 입장에서 청년이 일할 수 있는 자리엔 노인을 절대 뽑지 않기 때문에 노인 일자리가 청년 일자리를 뺏는다는 것은 사실이 아니다”라며 “청년들이 하기 싫어하는 3D업종이나 틈새 시장에서 노인일자리 사업이 발생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정부의 노인일자리는 목적성에 따라 구분이 되기 때문에 청년일자리에 실이 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단지 노인 일자리 채용을 높이기 위해서는 “노인도 여성 채용비율, 장애인 채용비율처럼 정부가 일정 부분 특혜를 줘서 사업주들이 손해를 보지 않고 노인을 채용할 수 있는 특별법을 제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현실적으로 이러한 방안은 쉽지 않기 때문에 노인일자리를 통해서 어르신들에게 탈출구를 만들어 줘야 한다는 설명이다.

 

조 관장은 노인일자리에 대해 ‘양질의 일자리’가 아니라고 보는 시선에 대해서도 부정적인 입장을 밝혔다. 경제적인 측면에서 보자면 노인일자리사업 자체는 복지를 기반으로 하고 있는 사업인데 양질의 일자리가 꼭 경제적인 금액으로만 평가 되서는 안된다는 것이다.

 

실제로 은평구 시니어클럽에서는 80대 위주의 어르신을 중심으로 공동작업장을 운영 중이었지만, 정부에서 소득으로 이 사업을 평가하겠다고 해 폐지됐다. 이에 대해 조 관장은 아쉬움을 감추지 못했다.

 

조사 당시 시니어클럽 만족도는 전체 사업단 중에서 가장 좋았다. 그 당시 사업단 중에서 수입이 가장 적음에도 불구하고 어르신들은 삼삼오오 모여서 이야기를 나누며 소일거리를 하게 돼 만족도가 가장 높았다는 것이다. 그는 “양질의 일자리라 함은 돈이 주가 아니라 어르신의 만족도와 환경이 양질의 일자리라고 생각한다”고 말하며 단순히 소득으로만 볼 문제는 아니라고 반박했다.

 

▲ 은평시니어클럽 조범기 관장.  © 송준규 기자

 

현재 노인일자리 사업의 제도적 문제점
1인당 관리 어르신 수 많아…인력 충원 필요

 

조 관장은 현재 노인일자리의 활성화 부족은 제도적인 문제점에 있다고 주장했다. 기초생활수급비를 받는 어르신들이 일을 해서 소득이 발생하게 되면 정부에서 그만큼 기초생활수급비에서 차감하게 되는데 이러한 점 때문에 어르신들이 더욱 일을 하지 않는 현상이 발생한다는 것이다.

 

그는 “이러한 문제점을 정부가 제도적으로 보완해서 이분들이 일을 시작하게 되면 노인복지에 더 효율적이게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어르신들이 일을 통해서 행복할 수 있고 궁극적으로 어르신들이 만족하면서도 많은 급여를 가져가실 수 있는 사업을 만드는게 꿈”이라며 “정부와 일반인들이 노인일자리에 대한 인식이 좋은 시선으로 바라볼 수 있게끔 변화됐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그는 “우리나라 복지 환경은 1인당 관리하는 어르신들 수가 너무 많아 인원이 부족해 힘들다”며 “양질의 좋은 서비스 일자리가 개발되기 위해서는 인력 충원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또한 중앙에서 노인일자리에 대해 연구를 하고 있긴 하지만 지역별로 특색이 다르기 때문에 중앙에서 연구해도 현장에 맞지 않는 경우가 대다수라며 지역별 복지 인력 지원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문화저널21 송준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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