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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리온, 직장내 괴롭힘에 ‘선긋기’…무너진 신뢰

경직된 조직문화는 있었지만 극단적 선택 동기 아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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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준규 기자
기사입력 2020-05-22

20대 여직원 유서 남기고 극단적 선택, 오리온 쉬쉬하나

"경직된 조직문화 있었지만 극단적 선택 동기 아냐"

시민단체, 담철곤 회장 고발…직장 내 괴롭힘 묵인·방조

 

▲ 오리온 본사 전경 (사진제공=오리온)

 

지난 3월17일 오리온 익산공장에서 근무하던 20대 여성이 직장 내 괴롭힘 등을 암시하며 스스로 목숨을 끊은 것과 관련해, 오리온은 공장 내 경직된 조직문화에 대해서는 인정하면서 고인의 자살 동기와 회사는 직접적인 연관성이 없다고 선을 그었다.

 

오리온은 21일 공식 입장문을 발표하고 “현재 고용노동부의 조사가 이뤄지고 있어 회사가 이에 대해 언급하는 것이 매우 조심스러운 상황”이라며 “고인의 극단적 선택 동기는 회사외 다른 곳에 있다”고 강조했다.

 

오리온은 두차례 경찰조사에서 고인의 극단적 선택 동기와 회사는 직접적 연관성이 없는 것으로 알고있다고 밝히며 “회사 내부 조사에서도 공장 내 일부 경직된 조직문화가 있었지만 극단적 선택의 동기는 회사 외 다른데 있는 것으로 결론을 낸 상황”이라고 해명했다. 이어 이 부분에 대해서는 관련자들의 명예 문제, 사적인 개인간의 문제이기 때문에 입장문을 통해 공개하지는 않았다고 덧붙였다.

 

회사는 “현재 고용노동부의 조사가 진행되고 있고 회사는 적극적으로 협조하고 있다”며 “고용노동부가 공정한 결론을 내려 주리라 믿는다. 조사 결과에 따라 회사가 책임져야 할 부분이 있다면 어떠한 책임도 감수할 것”이라며 “또 문제가 된 임직원이 있다면 법과 규정에 따라 엄격하게 조치하겠다”고 전했다.

 

경직된 조직문화가 있었다고 인정하면서도 극단적 선택의 동기가 다른 곳에 있다는 오리온 측의 해명은 의구심만을 키운다. 사내에 제대로 된 '직장내 괴롭힘' 방지 시스템이 마련돼 있지 않은 것도 모자라 회사에서 이를 묵인 또는 방조한 것 아니냐는 지적까지 나온다. 

 

취재결과, 오리온 관계자는 “매해마다 진행되는 직장 내 괴롭힘 교육, 성희롱 예방 교육이 있으며 또한 직장 내 괴롭힘 익명신고 채널도 마련해놨지만 생산공장 라인의 조직적 문화와 분위기에 눌려 고인이 이를 제대로 활용하지 못한 것 같다”고 해명했다.

 

부족한 부분에 대해서는 인정한다면서 향후 개선해나가겠다는 입장이지만, 여론은 부정적인 반응을 내비치고 있다.

 

실제로 2018년 오리온 울산 영업소에서는 영업소장이 부임 이후부터 노조원들에게 노조탈퇴를 강요하며 폭언을 했다는 사실이 밝혀진 바 있다. 당시 검찰이 영업소장은 물론 오리온 법인까지 정식기소하면서 본사차원에서 노조와해 공작이 있었던 것 아니냐는 의혹이 불거졌는데 이 때에도 오리온은 영업소장 개인의 일탈로만 치부했다.

 

그러나 법원은 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위반과 강요미수 등의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오리온 울산영업소장과 오리온 모두에 벌금을 선고했다.

 

인터넷 SNS 등에서는 오리온제과에 대한 불매 운동이 시작되고 있다. 오리온 관계자는 “이러한 문제를 그냥 덮으려는 시도를 해서는 안되는 세상이지만 사측도 그냥 덮을 생각은 없다”며 “이번 사건의 명백한 증거를 찾기 위해 사측도 노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회사와 관련된 문제가 불거져 나올 때마다 오리온은 직접적인 연관이 없다며 선을 그어왔다. 이어 ‘책임져야 할 부분이 있다면 응당 책임을 지겠다’, ‘재발방지를 위해 제도를 개선하고 노력하겠다’는 형식적인 사과만 하고 있다.

 

오리온은 회사 내 사건이지만 언제나 사측과는 연관이 없다고 해명하고 변명만을 늘어놓고 있는 모습에 점차 신뢰와는 거리가 먼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앞서 시민단체 서민민생대책위원회는 21일 오리온이 근로기준법인 직장내 괴롭힘의 금지 위반을 묵인·방조했다고 주장하며 담 회장을 서울남부지검에 고발했다.

 

이 단체는 “담 회장은 안타까운 죽음 앞에 진실 규명과 대책 마련에 소홀했고, 유가족과 함께 고통을 나누기보다는 이를 무시하고 있다”며 “비윤리적이고 비도덕적 사고로 국민을 기만하고 유가족을 능멸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고인이 작성한 것으로 알려진 유서에는 ‘오리온이 너무 싫어’, ‘이제 그만하고 싶어’ 등의 내용이 상급자의 실명·직책과 함께 적혀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문화저널21 송준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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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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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가은 20/05/24 [23:24]
성희롱 피해자이지만 직장내에서 암묵적인 압박으로 고발을 하지못하는 피해자분들이 넘 안타깝네요.. 유서에 상급자의 실명과 직책이 있는 정도면 얼마나 피해자분이 정신적, 신체적으로 힘들었을지 이해가 갑니다 .. 삼가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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