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색

‘라임 배드뱅크’ 금감원·우리·신한, 폭탄 돌리기

서로 피하는 최대주주 지위, 피해자 구제 ‘안갯속’

가 -가 +

성상영 기자
기사입력 2020-05-25

배드뱅크 최대주주는 누가… 서로 우린 아니다

판매금액 큰 곳이 맡아야 vs 그래서 기준이 뭔가

일각선 피해 구제 먼저, 배드뱅크 자체가 문제

 

라임자산운용의 부실 펀드를 처리할 일명 라임 배드뱅크의 최대주주를 누구로 할지를 놓고 펀드를 판매한 금융사들이 신경전을 펼치고 있다. 주도적 역할을 맡기 서로 부담스러워하는 분위기가 연출되자 투자자 피해 구제는 뒷전이라는 비판이 나온다.

 

윤석헌 금융감독원장이 언급한 대로라면 배드뱅크 설립은 이달 중 이뤄진다. 배드뱅크 설립에는 라임 펀드를 판매한 은행·증권사 등 금융회사 20곳이 참여한다. 25일 금융권에 따르면 이들은 구체적인 구성 방식을 놓고 논의 중이다.

 

배드뱅크는 금융회사의 부실 자산 회수하기 위해 한시적으로 운영하는 임시 기구다. 운용사 형태의 배드뱅크 설립은 이번이 처음이다. 라임 배드뱅크의 경우 50억원의 자본금을 조성해 6년 정도 운영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최대주주 자리를 놓고 떠넘기기를 한다고 지목된 곳은 우리은행과 신한금융그룹이다. 은행과 금융그룹이 동일 선상에 놓인 이유는 최대주주, 즉 최대 출자사를 정하는 기준 때문이다. 현재 가닥이 잡혔다고 알려진 기준은 펀드 판매금액이다. 단일 회사로는 최대인 3577억원을 판매한 우리은행이 최대주주가 돼야 한다는 것이다.

 

▲ (사진=라임자산운용 홈페이지 캡처)

 

이와 달리 신한금융그룹이 맡아야 한다는 근거는 펀드 판매금액 2·3위가 각각 신한금융투자(3248억원)와 신한은행(2769억원)이라는 점이다. 한 집안인 만큼 신한금융그룹이 나서라는 것이다. 개별 회사의 판매액에 비례해 지분을 정하더라도 최대주주는 우리은행이 맡겠지만, 사실상의 주도권은 2·3대 주주를 총괄하는 신한금융그룹이 가져가지 않느냐는 논리로도 이어진다.

 

신한금융그룹(지주)은 극구 부인하고 있다. 라임 배드뱅크 설립에 관해 지주가 개입할 여지는 없다는 입장이다. 단지 펀드 판매금액 2위와 3위 금융사가 신한금융그룹 계열사여서 지주가 언급될 뿐이라며 선을 긋는 모양새다.

 

게다가 펀드 판매금액과 배드뱅크 출자액이 정비례하지도 않는다는 점도 언급된다. 판매금액이 커도 그 안에 부실 자산이 포함된 정도는 상대적으로 적을 수 있다는 얘기다.

 

금융사들이 배드뱅크 대주주가 되기를 꺼리는 배경은 라임 펀드의 부실이 너무 심하다는 데 있다. 투자자들의 피해를 보상하기 위해 배드뱅크라는 수단을 택했지만, 부실 자산을 회수하기 매우 어려울 뿐 아니라 그만큼 시간도 오래 걸린다는 것. 그리고 신뢰로 먹고사는 금융사들의 이미지에 흠집이 갈 수도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부실이 없는 정상적인 펀드가 코로나19와 같은 경제의 외부 충격으로 손실이 발생했다면 금융사들이 구원자로 선뜻 나설 수도 있겠으나, 라임자산운용은 너무 곪아 있다고 전했다.

 

바로 이러한 점 때문에 배드뱅크라는 방식 자체가 피해 구제 수단으로서 최선이 아니라는 목소리도 나온다. 금융소비자원은 지난 11일 보도자료를 통해 라임 펀드 자산들은 현금화가 어려운 것들로 구성돼 당장 회수율이 높아지거나 일정이 빨라지지는 못할 것이라며 실익 차원에서 투자자들의 피해 구제를 위한 방법이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애당초 금감원의 대응이 적절치 못했다는 비판이다.

 

조붕구 금융피해자연대 대표(키코공동대책위원회 위원장)피해자에 대한 보상이 이뤄져야 하는데 벌써 (사태를) 정리하려는 것은 맞지 않는다라며 금감원 주도하에 라임 펀드 판매사들의 출연으로 재단을 만들어서 우선 보상을 해준 다음, 라임 측에 구상권을 청구하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문화저널21 성상영 기자

트위터 페이스북 카카오톡 카카오스토리 band naver URL복사
댓글

i

댓글 수정 및 삭제는 PC버전에서만 가능합니다.

최신기사

URL 복사
x

PC버전 맨위로

Copyright ⓒ 문화저널21.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