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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항준 칼럼] 뉴노멀시대! '21세기형 일리아스'를 만들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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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항준
기사입력 2020-06-02

희랍의 ‘일리아스’는 음율이 있는 대서사시이다. 그래서인지 ‘일리아스’를 읽으려면 많은 노력이 필요하다. 한마디로 재미가 없다. 아마 ‘춘향전 창’ 가사를 영어로 번역해서 외국인이 읽는다고 생각해 보면 되지 않을까. 내용도 신들의 질투와 경쟁에 의해 만들어지는 일련의 사건들로, 인간들이 명예와 자존심 때문에 벌이는 무모한 전쟁이야기일 뿐이다. 

 

그런데도 ‘일리아스’는 서양에서는 최고의 문학작품으로 인정받고 있다. 인간의 죽음, 영웅, 분노 등을 표현하고 있다는 문학적 가치로 추앙받기도 하지만 실제 ‘일리아스’의 가치는 따로 있다. ‘일리아스’는 인간이 스스로의 존재가치를 인정하는 최초의 도전이라는데 의의가 있기 때문이다. 

 

BC 3세기에 만들어진 이 서사시는 지금으로부터 5천년전 감히(?) 신과 인간을 동등화시켜 놓은 작품이다. 이전까지 인간은 신의 피조물로서 종속관계로 머물러 신이 정한 운명대로 살아가야 하는 운명론적 존재였다. 그런데 ‘일리아스’로서 인간은 운명에 맞서는 ‘독립적 인간’으로서의 자신을 선포한 것이다. 

 

자연과 신의 권위에 눌려 자유의 삶을 살지 못하던 인간들이 비로소 자신의 존재감과 자신의 목소리를 내기 시작하게 하는 마중물 역할을 ‘일리아스’가 하게 된 것이다. 

 

‘일리아스’의 주인공들은 신이 만들어 놓은 운명을 거스를 수는 없지만 운명 속에서도 자기의 선택권으로 삶을 살아가는 모습을 보여준다. 우리는 그들을 영웅이라 부른다. ‘일리아스’에 나오는 영웅들은 실제 인간 자신이며, 인간에게 운명에 기대지 말고 명예롭고 독립적으로 살라는 메시지를 던진다. 

 

이 ‘독립의 메시지’로 인해 ‘일리아스’는 헬레니즘 문화에 지대한 영향을 미친다. 또한 근대 독일 실존주의 철학의 근간이 되기도 한다. 소크라테스도 대화 중에서 심지어 죽임 바로 직전에도 ‘일리아스’를 인용해 죽음과 명예에 대한 자신의 의지를 설명했다고 한다. 이반 투르게노프의 소설 ‘무무’라는 문학작품이 러시아 농노해방운동에 영향을 끼친 것과 유사하다.

 

모름지기 코로나19이후 시대는 뉴노멀시대가 열리게 될 것이다. 지금 우리에게는 수천 년을 내려온 기존의 철학이나 기득권층이 권력과 부를 유지하려고 꾸며 놓은 덫으로부터 탈출할 수 있는 기회의 시대를 맞이했다. 이제까지의 전통과 기술, 경영, 경제학, 심리학, 사회학, 정치관, 직업관, 국가관, 사회관 모두를 새로운 뉴노멀에 맞춰 바꾸고 선도하는 이가 세상을 바꾸게 될 것이다.

 

이를 위해 우리가 해야 할 첫걸음은 바로 ‘21세기형 일리아스’를 우리 스스로 창조하는 것이다. 5천년 전 일리야스로 인해 인류가 위대하고 강력한 힘을 지닌 神(자연)으로부터 독립하여 자율적인 삶을 살아갈 수 있었듯이 지금 우리에게는 새시대의 길을 열어 줄 '21세기판 일리아스'가 필요하다.

 

‘21세기형 일리아스’에 우리 인류가 어떤 새로운 무엇을 선포하게 될지 감히 단언할 수는 없다. 하지만 이 새로운 ‘일리아스’에 들어갈 우리 스스로가 만들어가야 할 새로운 뉴노멀의 사회학적 주요 키워드는 예상해 볼 수 있다. 

 

대중주도(Crowd-based)사회, 예측가능(Predictable)사회, 탈중앙화(De-centralized)사회, 누림(Reciprocal)사회, 트러스트리스(Trust-less)사회, 네트워킹(Networking)사회, 소셜임팩트(Social Impact)사회, 공유경제사회가 그것이다. 

 

이 각자의 플롯들을 하나의 스토리로 엮어놓으면 바로 ‘21세기형 대서사시 일리아스’가 우리 손으로 탄생하게 될 것이다.

 

우리경제협력기업협회 부회장 박항준 약력

현우리경제협력기업협회부회장

현세한대교수

현누림경제발전연구원장

현중기부액셀러레이터 (주)하이퍼텍스트메이커스대표이사

현 (사)한국블럭체인기업진흥협회상임부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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