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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탈북자 단체 고발…“남북합의 정면위반”

“접경지역 주민 생명‧안전에 위험 초래” 강경대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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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영주 기자
기사입력 2020-06-11

“접경지역 주민 생명‧안전에 위험 초래” 강경대응

삐라는 남북교류협력법 적용대상 아니라더니, 입장선회

통일부, 대북 저자세 지적에 “감정적 접근 부적절해” 

 

정부가 대북전단을 보낸 탈북자 단체 2곳을 고발하고 법인설립 허가 취소 카드까지 꺼내들었다. 삐라살포를 빌미 삼아 북한이 통신선까지 차단하고 나서자 강경대응에 돌입한 것이다.

 

일각에서는 정부가 지나치게 북한에 저자세를 보인다는 지적을 내놓지만, 통일부에서는 “적절치 않다”며 이번 조치는 남북정상간 합의를 정면으로 위반해 남북간 긴장을 조성하고 접경지역 주민의 위험을 초래했기 때문에 내린 것이라 설명했다. 

 

통일부는 10일 접경지역에서 대북전단 살포 활동을 이어온 자유북한운동연합과 큰샘을 교류협력법 위반으로 고발하고 법인설립 허가 취소 절차에 착수키로 했다고 밝혔다. 자유북한운동연합은 탈북민인 박상학 대표가 이끌고 큰샘은 그의 동생인 박정오 대표가 이끄는 단체다.

 

정부는 이번 고발조치 배경에 대해 “남북 정상 간 합의를 정면으로 위반함으로써 남북 간 긴장을 조성하고 접경지역 주민의 생명·안전에 대한 위험을 초래하는 등 공익을 침해했다”고 지적했다. 

 

현행법인 남북교류협력에 관한 법률에 따르면 물품의 대북반출을 위해선 통일부 장관의 승인을 받아야 하지만, 이들은 승인을 받지 않고 대북전단과 페트병 등을 무단으로 살포했다는 것이다. 

 

하지만 통일부의 이같은 현행법 적용은 다소 논란의 소지가 있다. 

 

지금까지 통일부는 대북전단에 대해 남북교류협력법 적용대상이 아니라고 해석해 왔으며, 지난 2016년 대법원 판례에서는 대북전단 살포행위를 표현의 자유로 인정한 바 있다. 과거 수차례 접경지역 주민들이 민원제기를 했을 때도 정부의 입장은 제약이 어렵다는 것이었다.

 

그러나 이번에는 반응이 달랐다. 통일부 관계자는 “사정이 좀 바뀌었다”며 2018년 판문점 선언(4‧27 남북정상합의)에 ‘전단살포를 비롯한 모든 적대행위를 중지한다’는 내용이 들어있고 수차례 민간단체에 대북전단 살포 자제를 요청했음에도 이러한 움직임이 지속돼 불가피하게 강경대응에 나선 것이라 해명했다.

 

또한 기존에는 전단만 살포대상이었으나 최근 들어 살포물품에 이동식저장장치(USB), 달러, 라디오까지 들어가는 등 전단물품이 다양해진 것도 문제 삼았다. 

 

실제로 지난 8일 탈북자단체 2곳은 접경지역에서 쌀을 담은 페트병을 바다에 띄워 북한에 보내려다가 주민들의 반발에 막혔다. 주민들은 바다에 띄워 보낸다 한들 북한으로 가는 것도 아니고 도리어 바닷물이 들어가 상한 상태의 쌀과 페트병들이 떠내려와 인근 환경을 파괴한다며 거세게 항의했다. 접경지역 주민들과 탈북자 단체의 충돌은 현재진행형이다. 

 

일각에서는 법적효력이 없는 단순 선언에 대해 정부가 지나치게 저자세를 취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도 쏟아지고 있다. 이러한 시각에 대해 통일부 여상기 대변인은 “저자세니 고자세니 감정적 관점에서 접근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며 “단순히 북측의 문제 제기 이후 정부가 입장을 밝혔다고 외견적 선후 관계만으로 평가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는 입장을 밝혔다. 

 

한편, 정부의 이번 조치에 대해 탈북자단체들은 “탈북민 단체 죽이기”라며 반발하고 오는 21일로 예정된 쌀보내기를 비롯해 향후 계획된 행사를 강행할 것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문화저널21 박영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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