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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험한 노동정책③] ‘롤러코스터’ 타는 최저임금, 갈등 키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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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준규 기자
기사입력 2020-07-20

노동존중사회와 소득주도성장 가치 아래 문재인 정부가 추진해 온 최저임금 인상 정책이 갈피를 잡지 못하고 점점 산으로 가는 모양새다. 현 정부 들어 초기에 급가속했던 최저임금은 최근 2년 연속 급제동이 걸린 탓에 연평균 인상률로 따지면 박근혜 정부와 비슷한 수준이다. 

 

최저임금 상승을 통해 저임금 노동자의 삶을 개선하겠다고 약속했지만 급속도로 올라간 최저임금 탓에 오히려 전체 고용률은 하락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여기에 코로나19 사태까지 번지며 고용시장이 겉잡을 수 없이 얼어붙어 ‘을과 을’ 갈등구도 등 사회적 갈등만 야기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문 정부 집권과 함께 2020년까지 최저임금을 1만원으로 올린다는 공약을 지키기 위해 인상폭을 크게 올리며 의욕적으로 추진했지만, 이에 뒤따르지 못한 우리나라 경제 상황을 간과했다는 비난을 피할 수 없게 된 셈이다. 

 

1986년 최저임금법 제정

임금격차 해소, 소득분배 개선 목적

근로자에게만 초점 맞춰진 현 국내 최저임금

 

1986년 제정된 최저임금제는 근로자에 대해 임금의 최저 수준을 보장하고 근로자의 생활 안정과 노동력의 향상을 꾀함으로 국민경제의 건전한 발전에 이바지한다는 목적으로 실시됐으나, 문 정부 들어 본래의 취지와 다르게 근로자들의 노동 안정성을 위협하고 있다. 

 

현재의 국내 최저임금은 문 정부의 소득주도성장이라는 프레임에 갇혀 사용자들의 환경은 안중에도 없고 근로자에게만 초점이 맞춰져 있는 상태다. 최저임금의 급격한 인상으로 소상공인·자영업자들은 오히려 근로자들을 고용하기 꺼려하고 있어 노동시장 불안전성이 우려되고 있다.

 

▲ 연도별 최저임금 현황. (사진제공=최저임금위원회)

 

역대 최저 인상률, 야구공 → 농구공

문 정부 들어 극과 극 달리는 최저임금

최저임금 연평균 인상률은 박 정부와 비슷

노동자 vs 사용자 ‘을과 을’ 갈등 구도 불러와

 

“최저임금 인상률만 보면 역대 최저다. 다만 최저임금 규모가 커졌다. 예전에는 야구공이었는데 지금은 농구공이다.”

 

최저임금위원회 권순원 공익위원은 14일 내년도 최저임금 인상률이 역대 최저인 1.5%로 결정된 데 이같이 말했다. 최저임금 수준에 따라 같은 금액이 인상돼도 인상률은 천차만별일 수 있다는 뜻이다. 

 

문재인 정부 들어 최저임금 인상률은 극과 극을 달렸다. 문재인 정부 출범 당시 노동존중사회와 소득주도성장을 내세우며 2020년까지 최저임금 1만원 시대를 열겠다고 공약했다. 하지만 현 정부 4년간 최저임금 연평균 인상률은 7.7%로 박근혜 정부의 연평균 인상률인 7.4%와 크게 다르지 않다.

 

현재 최저임금의 문제는 롤러코스터 타는 듯한 인상률에 있다. 널뛰는 듯한 인상률로 오히려 사회적 갈등이 야기되는 실정이다. 최저임금 인상률이 16.4%로 급속히 올랐던 2018~2019년도에는 인건비 부담이 커진 소상공인과 자영업자 중심으로 불만이 고조됐다. 저임금 노동자와 자영업자 사이에 ‘을과 을’ 갈등 구도가 형성된 것이다.

 

저임금 근로자들은 ‘최저임금도 주지 못할 거면 사업을 그만두라’고 소리쳤고, 소상공인·자영업자들은 ‘최저임금의 급격한 인상으로 사업이 망하게 생겼는데 사정을 봐줄수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결국 정부는 급격한 최저임금 인상에 따라 소상공인·자영업자의 갈등이 고조되자 인건비 부담을 덜어준다며 최저임금 인상률에 급제동을 걸고 막대한 예산을 풀었다. 2020년도 최저임금 심의에서는 역대 세번째로 낮은 2.87% 인상률이 결정됐다.

 

또한, 노사 균형을 맞추기 위해 경영계의 최저임금 산입범위 확대 요청을 받아들였다. 과거 사업주의 최저임금 위반 여부를 따질 때 산입하지 않았던 정기 상여금과 복리후생비를 단계적으로 산입범위에 넣게 됨으로써 사용자는 실제 임금을 그만큼 덜 올려주고도 최저임금 위반을 면할 수 있게 됐다.

 

현 정부 들어 최저임금의 연평균 인상률은 결과적으로 박근혜정부와 비슷하게 됐지만, 최저임금 산입범위를 확대한 탓에 최저임금 인상의 실질적 효과는 더 작아졌다는 지적이 나온다.

 

내년 최저임금 인상률 1.5%…노사 모두 반발

노조 “IMF 외환위기, 금융위기 때보다 낮은 인상률”

사용자 “자영업자 부담, 고용불안 가중 될 것” 

 

내년 최저임금 인상률 1.5%는 정부 추천을 받은 공익위원들이 제시한 안을 표결에 부친 결과다. 이러한 결과가 확정되자 노동계와 경영계는 모두 반발했다.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 추천 근로자위원 4명은 삭감안을 고수하는 경영계를 향한 항의 뜻으로, 일찌감치 최저임금 심의 회의에 참석하지 않았고 한국노동조합총연맹(한국노총) 위원 5명도 공익위원 안을 받아들일 수 없다며 표결 직전 퇴장했다. 사용자위원 2명도 인상안을 받아들이지 못하겠다며 퇴장했다.

 

최저임금 1만원 공약에 기대를 걸었던 노동계는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기록적으로 낮은 인상률이 나오자 크게 반발했다. 이번 최저임금 인상률 결정은 IMF 외환위기인 1999년 8월에 적용된 2.7%와 금융위기 때인 2010년에 적용된 2.75%보다 낮다는 데 따른 이유다. 

 

민주노총은 논평을 통해 내년도 최저임금 인상률에 대해 “너무 실망스럽다”며 “최저임금 근로자위원 사퇴 등 모든 것을 내려놓은 방안을 포함해 최저임금 제도 개혁 투쟁을 적극적으로 추진할 것”이라고 밝혔다.

 

반면 사용자 측에서는 공익위원들이 인하 요구를 받아들이지 않고 소폭이나마 인상했다고 불만을 토로하고 있다. 극심한 경제난과 최근 급격한 최저임금 인상률을 감안할 때 1.5%의 추가적인 인상도 부담이라는 것이다. 이들은 동결이 아닌 인상안이 소상공인을 비롯한 자영업자들에게 또 다른 부담으로, 근로자 등의 취업난과 고용불안도 가중될 수 밖에 없다고 주장했다.

 

중소기업중앙회와 소상공인연합회는 “고용유지지원 확대 등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이 필요하다”고 주문했고, 전국경제인연합회는 “업종별·규모별 최저임금 차등 적용, 최저임금 산입범위 확대 등 제도를 개선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 문재인 대통령. (사진=문화저널21 DB/자료사진)

 

문 정부, 최저임금 1만원 달성 어려워

단계적으로 올렸다면…1%대 극단적 방안 필요성 無

 

시장에서는 현 정부 임기 내 최저임금 1만원 달성은 어렵지 않겠냐고 전망하고 있다. 문 대통령 임기 마지막해인 2022년까지 최저임금이 1만원이 되려면 내년 심의에서 인상률이 14.7%가 돼야 하지만, 코로나19로 인해 경제가 침체된 상황에서 이 또한 쉽지 않다. 

 

최저임금을 점진적으로 인상하는 것은 사회의 극심한 양극화를 완화하기 위한 것으로 바람직하다고 볼 수 있다. 

 

그러나 문 정부 초기 들어 2018년 16.4%, 2019년 10.9%를 급격히 인상하는 바람에 오히려 중소기업과 소상공인, 자영업 부문에서 일자리가 크게 감소했으며 노사갈등을 부추겼다는 비판이 끊이지 않고 있다. 

 

현 정부가 집권 초기 최저임금을 급격히 인상하지 않고 단계적으로 올렸다면 추가 인상 여력이 남아 1%대 인상과 같은 극단적 방안을 고려할 필요성도 없었을 것이다.

 

문화저널21 송준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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