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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트진로엔 있지만 ‘오비맥주’엔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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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영주 기자
기사입력 2020-07-21

#상생. 하이트진로는 노사협력, 오비맥주는 임단협 결렬 

#기부금. 하이트진로는 16.8억, 오비맥주는 공시 안해

 

신제품 '테라' 성공 위해 노사 힘 모은 하이트진로

오비맥주, 계속된 희망퇴직에 청주공장 가동 중단까지  

맥주시장 '10년 주기설' 솔솔…"간절함이 안일함 넘어" 

 

오비맥주와 노조의 임금단체협상(임단협)이 결렬되면서 오비맥주 노조가 파업을 준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하이트진로 ‘테라’의 맹추격 속에 노조와의 갈등까지 더해지면서 오비맥주에 악재가 거듭되는 양상이다. 

 

특히 노조와의 관계 면에서 놓고 보면 오비맥주는 계속된 노사갈등 속에 임단협 결렬, 공장가동 중단 등 안좋은 소식만 이어지고 있지만 하이트진로에서는 테라의 성공을 위해 노조가 임단협을 연기하고 노조 사내복지기금 출연금도 축소하는 등 상반된 모습을 보여줬다. 

 

이를 놓고 업계에서는 1위 자리 탈환을 위한 하이트진로의 간절함이 만년 1위를 달리던 오비맥주의 안일함을 넘어선 것이라고 보고 있다. 

 

▲ 오비맥주 본사 전경과 '카스' 제품. (사진=문화저널21 DB / 자료사진) 

 

오비맥주 노조는 20일 “쟁의대책위원회가 열리기 전까지 사측과 협의가 이뤄지지 않을 경우엔 파업 수순을 밟을 것”이라 밝혔다. 임금인상과 노동자 고용안정 보장 등에 대한 협의가 무산되면서 오비맥주와 노조의 15차 임금단체협상은 결렬된 바 있다. 

 

오비맥주와 노조의 갈등은 지난 4월 있었던 청주공장 제품생산 중단이 불을 붙였다. 당시 노조 측에서는 회사가 노조와의 사전협의 없이 일방적으로 휴업을 결정했다며 반발했고, 정부에서 휴업하는 사업장에 지급하는 90% 고용유지 지원금을 받게 해달라고 요구했지만 사측은 흑자기업인 만큼 지원기준 대상이 되지 않는다며 70% 급여지급을 결정했다. 

 

이 외에도 오비맥주는 지난해 11월에 이어 올해 4월 직원들을 대상으로 희망퇴직을 단행한 바 있다. 맥주수요가 감소한데 더해 코로나19로 경영상황이 악화되면서 연말에 진행되는 희망퇴직이 앞당겨진 것이다. 

 

오비맥주 측은 이번 희망퇴직이 노조 측의 제안에 따라 협의를 거쳐 이뤄진 것이라 설명했지만, 계속되는 희망퇴직 이슈는 대외적으로 오비맥주의 고용 안정성이 취약한 것 아니냐는 의혹을 불러일으키기에 충분하다. 이 때문에 오비맥주 노조에서도 고용안정 보장 등을 협상테이블에 올린 것으로 보인다.

 

오비맥주 노조가 강성이라는 점은 맥주업계 내에 익히 알려져 있지만, 다수 노동자들은 오비맥주 노조가 강성이 된 배경에는 사측의 행보도 크게 자리하고 있다고 말한다. 

 

그도 그럴 것이 오비맥주는 지난 2018년 영업이익 5145억원을 기록하며 역대 최대실적을 올린 상황에서 대부분의 이익을 해외 주주들의 배당금으로 돌렸고, 지난해에는 이보다 줄어든 4089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음에도 도리어 배당금을 늘리고 인력 구조조정을 단행했다. 

 

노조로서는 오비맥주가 국내 근로자보다 해외 주주들의 이익을 더 챙긴다고 비판할 수밖에 없는 셈이지만, 사측은 해외주주들의 배당금은 2년마다 지급되는 것인데다가 AB인베브가 과거 6.2조원을 투입해 오비맥주를 사들인데 이어 국내로의 재투자도 지속하고 있다며 관련 논란을 일축했다. 

 

▲축제에서 테라를 체험하는 이들의 모습. (사진제공=하이트진로) 

 

이같은 오비맥주의 복잡한 사정과 달리, 하이트진로는 신제품 ‘테라’의 성공을 위해 노사가 협력하기로 뜻을 모은데 이어 맥주시장에서 테라가 상승세를 타며 실적 턴어라운드를 끌어내 대조적인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지난해 4월 하이트진로 노조와 사측은 노사 상생협력 선포식을 개최하고 선언문을 발표한 바 있다. 이 자리에서 노사는 신제품 테라의 성공을 위해 2019년 임단협을 8월 이후로 연기하기로 하고, 테라의 성공적 시장 안착을 위해 사내 양 노조 사내복지기금 출연금 축소 및 복리후생 일부 항목을 영업활동에 지원키로 했다. 쉽게 말해 신제품 테라의 성공을 이끌기 위해 사측은 물론 노조까지 발벗고 나서기로 뜻을 모은 것이다.

 

경영환경이 어려우면 어려울수록 노조상생을 통해 경쟁력을 확보하겠다는 하이트진로의 전략은 먹혔다. 지난 1분기 하이트진로의 영업이익은 561억원으로 흑자전환했으며 매출 역시 5338억원으로 전년대비 26% 늘어났다. 맥주부문을 보면 매출 1857억원, 영업이익 88억원을 달성해 지난해 마케팅 비용 증가로 인한 손실분이 상쇄됐다. 

 

지난 3월 닐슨코리아 자료에 따르면 오비맥주 판매량은 전년대비 6.9% 감소한 4억1925만 리터를 기록했지만 하이트진로 판매량은 전년대비 8% 증가한 2억6412만 리터를 기록했다. 전체 국내 맥주 소매 판매량이 전년대비 5.7% 감소한 상황에서 하이트진로 판매량이 늘어났다는 점에 주식시장에서도 하이트진로는 계속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회사의 사회적 책임 이행 여부를 엿볼 수 있는 기부금 내역을 뜯어보더라도 지난해 오비맥주는 기부금 내역을 따로 공개하지 않았지만, 하이트진로는 16억8000만원을 기부한 것으로 나타났다. 오비맥주 역시 다양한 캠페인 활동 등으로 사회적 공헌에 나섰던 것은 사실이지만 수치를 놓고 보면 차이가 나는 것은 어쩔 수 없는 모양새다. 기부금 내역을 따로 공시하지 않는 것에 대해 오비맥주 측은 뚜렷한 이유를 밝히지 않았다.  

 

상황이 이렇게 되면서 업계 내에서는 맥주시장 ‘10년 주기설’ 대로, 카스를 앞세워 10년간 1위를 지켜온 오비맥주가 하이트진로에게 왕좌를 내주는 것 아니냐는 예측도 나오고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아무래도 1위 자리를 탈환하겠다는 하이트진로의 간절함이 만년 1위를 달리던 오비맥주의 안일함을 넘어선 것 아니겠냐”며 “현장에서 뛰는 영업사원들의 움직임이라던지 여러 마케팅적인 측면에서 하이트진로가 절박함이 더 있었다. 지난해 주료도매상들이 카스 보이콧에 나섰던 것만 놓고 보더라도 시장에서는 오비맥주가 다소 밀리고 있는게 사실”이라 분위기를 전했다.  

 

문화저널21 박영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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