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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한국고미술협회전 ‘옛 삶으로 마음을 열다’ 개막

서화, 도자기, 토기, 목가구, 금속공예품 등 고미술품 1500여점 전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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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명섭 기자
기사입력 2020-07-26


서화, 도자기, 토기, 목가구, 금속공예품 등 고미술품 1500여점 전시


 

고졸한 아름다움을 지닌 우리 문화유산을 가까이 접하며 잠시 시간여행을 하며 힐링할 수 있는 장이 열렸다.

 

지난 24일 서울시 종로구 인사동 아라아트센터 1,2,3층에서 2020 한국고미술협회전 ‘옛 삶으로 마음을 열다’가 개막됐다. (사)한국고미술협회가 주최하고 종로구청에서 주관하는 이번 전시회는 서화, 도자기, 토기, 목가구, 금속공예품 등 전국 400여 명의 고미술인들이 선보이는 고미술품 1500점이 오는 30일까지 관람객을 맞아한다. 

 

코로나19의 기세가 아직 꺾이지 않은 와중에 열리는 이번 전시는 옛 선인들의 수준 높은 미감과 삶의 지혜가 담긴 고미술품을 감상하며 경직된 마음을 위로받을 수 있기를 기대하면서 고미술협회 회원들의 염원을 담아 주제를 ‘옛 삶으로 마음을 열다’로 정했다.

 


위기를 기회 삼아 고미술 애호인의 저변 확대 계기로 


 

지속된 불황에 코로나19까지 겹쳐 어려운 시기임에도 불구하고 협회가 대대적으로 행사를 진행하는 이유는 이번 위기를 고미술 재도약의 기회로 삼을 수 있다는 기대에서다. 주최측은 이번 전시를 고미술 애호가의 저변을 확대하는 결정적 계기로 삼겠다는 계획이다. 

 

한국고미술협회 박정준 회장은 “앞서 살았던 이들의 숨결이 녹아있고 삶의 지혜가 담긴 옛 물건과 함께 하면서 긴장된 생활에 잠시나마 힐링할 수 있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정성스럽게 행사를 기획했다”면서 “모두가 힘든 시기일수록 옛 물건을 찾고 감상하는 사람들이 늘어나는 것은 자연스러운 현상이기 때문에 이 시기를 고미술 애호가들의 저변확대의 계기로 삼고자 한다”고 강조했다.

 


도자, 서화, 목가구, 청동기물, 토기 등 고미술품의 다채로운 세계로 초대


 

이번 전시는 새로운 시장 수요를 창출하도록 고미술품의 다채로운 스펙트럼을 보여주는데 주안점을 두고 있다. 고미술의 중심인 서화, 도자기, 금속 공예품 뿐 아니라 목가구, 목공예품, 청동기물, 토기, 자수품, 생활용품 등을 다채롭게 선보인다. 출품작들은 시기별로 삼국시대부터 조선시대 후기까지 다양해 약 1500년에 이르는 시간여행의 즐거움을 한 장소에서 누릴 수 있다. 

 

▲ (왼쪽부터) 청동은입사포류수금문향완쌍(靑銅銀入絲蒲柳水禽文香垸雙)과 대고려국새 (사진제공=(사)한국고미술협회) 


이번 전시 작품 중에는 최근 일본의 사찰에서 발견돼 환수된 고려시대의 ‘청동은입사포류수금문향완 쌍(靑銅銀入絲蒲柳水禽紋香垸 雙)’, 주물로 만든 고려시대의 도장 ‘대고려국새’가 눈길을 끈다.

 

한쌍을 이루는 ‘청동은입사포류수금문향완’은 사찰에서 향을 피우는데 사용했던 것으로 넓은 구연부를 가진 몸체와 나팔형의 받침으로 이루어진 전형적인 고려시대의 향완으로 높이 25㎝, 입 지름 25.5㎝의 크기로 받침, 몸체, 입의 세부분으로 되어있다. 

 

입은 수평으로 넓게 퍼진 테를 가진 전을 가지고 있으며, 그 전에 구름무늬를 새기고 은을 입혔다. 둥근 몸체에는 구름아래 우거진 갈대와 수양버들이 늘어진 언덕이 있으며, 주위로 오리들이 헤엄치는 서정적인 풍경을 묘사되어 있다. 청동 바탕에 문양 부분을 파낸 뒤 은을 박아 장식한 은입사(銀入絲) 기법으로 시문했으며 국보 제92호 청동은입사표류수금문정병의 문양과 거의 일치한다. 

 

나팔형 받침도 독특하다. 둥근 부분 전체를 휘감으며 아래에서 위로 오르면서 여의두문을 받침의 몸통 전체에 은입사 했으며 굽 부분에는 다시 돌아가며 구름문양을 은입사 했다. 세련된 은입사 문양은 모두 뛰어난 솜씨를 보여줄 뿐 아니라 회화적 가치도 아주 높다. 

 

이 향완은 일본에서 발견돼 국내로 환수된 문화재다. 특히 한쌍으로 이뤄져 있어 향완의 가치를 더욱 높여 준다. 국보 제92호 청동은입사표류수금문정병의 연대가 11세기경으로 상정되어 있는 점으로 미뤄, 유사한 문양의 이 청동은입사포류수금문향완도 제작시기가 고려시대 11세기경으로 추정된다. 

 

‘대고려국새(大高麗國璽)’라고 쓰인 주물 도장은 12×9㎝ 크기로 지금까지 공개된 것 가운데 가장 크기가 크고, 글자의 깊이가 깊은 것이 특징이다. 고려시대 수출품을 포장하는 나무상자에 고려국 제품이라는 것을 표시하는 용도로 사용됐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 한석봉의 친필 액서- 쌍청루(사진제공=(사)한국고미술협회) 


조선시대 명필 한석봉의 친필 액서도 관심을 끈다. 나무판에 한석봉 특유의 힘 있고 반듯한 굵은 서체로 ‘쌍청루(雙淸樓)’라 쓰여 있다. 석봉 한호(1543~1605)는 추사 김정희와 함께 손꼽히는 조선시대 2대 명필로 전국의 많은 사찰이나 서원의 편액에서 그의 글씨를 볼 수 있다. 

 

조선 중기의 문신인 회흥군(檜興君) 황헌(黃瀗)의 ‘초상화’도 눈길을 끄는 작품이다. 본관 창원이 본관으로 1644년(인조 22) 심기원(沈器遠)의 역모를 들춰낸 공으로 1등에 녹훈됐다가 고변한 자가 수훈을 차지하는 것은 공론에 어긋난다는 이유로 2등으로 감해져 효충분위병기영국공신(效忠奮威炳幾寧國功臣)으로 회흥군(檜興君)에 봉해지고 가의대부에 올랐다.

 

이어 경상좌병사 · 어영대장을 거쳐 병조참의 · 도총부부총관 등을 역임했다. 1651년(효종 2) 12월에 일어난 김자점(金自點)의 옥사에 연루됐으나 무죄임이 드러나 감옥에서 풀려났고 다시 복직되어 평안병사, 통제사 등을 역임했다. 

 

조선시대는 한국미술사에서 가장 많은 초상화가 그려졌고 예술성 높은 명작들도 많다. 출품된 작품은 관복 차림으로 의자에 앉은 전신 초상화로 안면은 약간 측면이면서 코는 측면, 입은 정면으로 그렸으며 왼쪽 귀를 조금 올려 그려 외면의 사실적인 묘사와 내면의 정신을 담는 조선시대 전통 초상화기법을 잘 보여주고 있다. 

 

▲ (왼쪽부터) 회흥군(檜興君) 황헌(黃瀗)의 초상화 / 백자호(달항아리) / 분청자어문병 (사진제공=(사)한국고미술협회)


도자기는 청자와 분청자, 백자 등이 고루 선보이며 특히 부드럽고 우아한 아름다움을 지녀 조선의 수수하고 덤덤하며 고아한 미감을 상징하는 조선시대 ‘백자항아리’가 관심을 모은다. 이번 전시에는 높이 37㎝의 비교적 큰항아리를 포함해 총 4점의 백자항아리가 출품됐다. 

 

이번에 출품된 ‘백자항아리’는 몸체가 좌우 대칭으로 균형을 이루고 있는 18세기를 대표하는 항아리다. 순백의 태토 위에 맑고 투명한 유약이 시유되어 있으며, 몸체 중간의 이음새가 말끔하게 다듬어지고 굽의 깍음새도 단정하다. 몸체 한쪽은 순백이며, 다른 한쪽에는 분홍색 매화꽃을 연상케하는 흔적(기공)이 남아있다.

 

최근 들어 일반의 관심이 고조되고 있는 옛 가구들도 다양하게 소개된다. 옛 가구는 장, 롱, 궤, 소반, 서안 등으로 구분된다. 장에는 책장, 약장, 찬장 등이 있고 롱은 옷가지를 수납하는 가구다. 

 

책장은 다른 가구와 달리 문턱이 거의 없이 평평하게 만드는 것이 특징이다. 궤는 서책, 그릇, 엽전 등을 보관하는 가구로 반닫이가 지역별로 다양한 모양과 특징을 보인다. 소반은 음식이나 차를 차리는 용도의 목기로 다리 모양에 따라 구분해 부른다. 서안은 책을 올려놓고 읽을 때 사용하는 가구로 조선 선비들의 품위와 미감을 살펴볼 수 있다. 

 

▲ (왼족부터) 사층책장 / 주칠장 (사진제공=(사)한국고미술협회)


이번 전시에는 배나무를 주요 재료로 쓰고 가래나무로 판재를 사용한 ‘사층책장’이 포함돼 있다. 여닫이문 중앙에 봉수선화형 숨은 자물쇠를 설치하고 양옆을 숨은 경첩으로 장식한 이 책장은 사서삼경 80권을 보관하던 장으로 서책과 함께 출품됐다.

 


고미술 입문자 위한 서적전시, 공간 연출, 강연 등 다채로운 프로그램  


 

이번 전시회는 신규 컬렉터의 발굴과 함께 초심 애호가들을 제대로 안내해 본격적으로 고미술의 세계에 입문하도록 다채로운 프로그램을 마련했다. 

 

전시 연계행사로 26일 오후 3시 고미술애호가인 김치호박사가 ‘고미술 시장의 이해와 컬렉션 길잡이’를 주제로 강연을 했다. 이와 함께 애호가들이 보다 전문적인 식견을 쌓을 수 있도록 고미술 관련 국내외 서적들을 한자리에 모아 전시하는 서가를 꾸몄다. 최근 경제 수준이 향상되고 코로나19 이후 재택근무와 화상수업 등으로 가정에 머무는 시간이 많아지면서 집안 장식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는 현상을 옛 가구에 대한 관심으로 유도하기 위해서다. 간결하면서도 단아한 고미술품들로 장식된 공간을 꾸며 실제 가정에서 어떻게 고미술품이 연출되는지를 가늠할 수 있도록 했다. 

 

강민우 한국고미술협회 종로지회 회장은 “우리 옛 가구는 인위적인 장식을 배제한 간결한 디자인과 직선의 구조미, 뛰어난 비례감으로 외국에서 그 가치를 먼저 인정받았다”면서 “자연스럽고 단순한 아름다움은 서양의 화려한 가구들과 함께 놓았을 때 오히려 더 당당한 힘을 발휘한다”고 말했다. 

 

한편, 고미술협회는 코로나19의 기세가 꺾이지 않는만큼 사회적 거리두기의 실천으로 안전한 감상 환경을 조성하기 위해서 방역에 만전을 기하고 있다. 입구에 열화상카메라를 설치하는 한편 전시장 방문시 마스크 착용을 필수적으로 하도록 했다. 입구에서는 방문객 명단 작성 및 발열체크와 손소독을 하도록 안내하고 있으며 내부에서 관람 시에도 방역 기준에 맞는 거리를 유지하도록 입장 인원을 조절하고 있다. 

 

문화저널21 박명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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