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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산분리에 ‘실금’…文정부, 대기업 CVC 허용

경실련 “몰염치하고 시대퇴행적 방안” 폐기 촉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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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영주 기자
기사입력 2020-07-30

투자활성화 끌어내겠다…CVC 빗장 풀어버려

홍남기 “부작용 차단하도록 통제장치 마련했다”

100% 완전자회사 설립, 투자업무만 허용해

CVC펀드 조성시 총수일가 기업 투자 제한도   

 

정부가 ‘금산분리 원칙’을 위해 금지했던 대기업의 CVC(기업형벤처캐피탈) 소유를 허용하기로 하면서 빗장이 풀리는 모양새다.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부작용을 엄격히 차단할 수 있도록 통제장치를 마련했다고 강조했지만, CVC 허용에 반대입장을 밝혀왔던 경실련에서는 “몰염치하고 시대 퇴행적 방안”이라며 폐기를 촉구했다. 

 

▲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사진제공=기획재정부) 

 

30일 홍 부총리는 제12차 비상경제 중앙대책본부 회의에서 “일반지주회사의 CVC 소유를 원칙적으로 허용하겠다”며 “금산분리 원칙 완화에 따른 부작용은 엄격히 차단할 수 있도록 사전적·사후적 통제장치를 마련했다”고 부연했다. 

 

CVC는 회사 법인이 대주주로 있는 기업형벤처캐피탈로, 중소기업창업투자회사나 신기술사업금융업자가 여기에 속해있다. 

 

지금까지는 금산분리 원칙에 따라 금융과 산업간 지배 자체를 금지하고 있어 대기업들이 금융회사인 CVC를 보유할 수 없었지만, 문재인 정부에서 대기업의 벤처투자를 독려하겠다며 CVC를 허용하면서 보다 활발한 투자가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홍 부총리는 “CVC는 일반지주사의 지분 100% 보유형태인 완전 자회사로 설립해야 한다”며 “업무범위는 벤처투자 및 혁신금융 활성화라는 CVC 도입 취지에 맞게 투자 업무만 허용하고 여타 금융업무는 금지하겠다”고 말했다. 

 

쉽게 말해 대기업이 자회사 등의 형태로 CVC를 설립할 수는 없으며, 순수히 투자 목적 외에 다른 목적으로는 운용할 수 없다는 이야기다. 

 

아울러 “일반지주사가 보유한 CVC는 자기자본의 200% 이내 차입이 가능하며 펀드 조성시 조성액의 40% 범위 내에서 외부자금 조달이 허용되도록 할 예정”이라며, CVC가 펀드 조성시 총수일가 및 계열사 중 금융회사로부터의 출자는 금지하고 총수일가 관련기업과 계열사 등으로의 투자는 제한할 것이라 설명했다. 

 

이같은 내용을 설명하면서 홍 부총리는 “주요 선진국들은 대기업의 CVC 소유를 허용하는 등 CVC가 글로벌 트렌드로 자리 잡고 있다”며 세계적 흐름에 뒤처지지 않으면서 투자확대와 선순환 생태계 구축을 위해 논의를 거쳐 결정했음을 분명히 했다. 

 

▲ 정의당과 시민단체 등이일반지주회사의 CVC 소유 허용과 관련한 기자회견을 진행했을 당시의 모습. (사진=문화저널21 DB / 자료사진) 

 

경실련 “몰염치하고 시대퇴행적 방안” 폐기 촉구

참여연대 “경제위기 빌미로 규제완화, 부작용만 초래”

대기업 시장지배력 확대, 사익편취 등 부작용 커질까 

 

문제는 대기업들이 CVC를 설립하는 것을 허용할 경우, 대기업의 시장지배력 확대나 총수일가의 사익편취 등에 악용될 우려가 있다는 점이다. 

 

이 때문에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경실련)‧참여연대 등 시민단체들은 “벤처지주사를 활용해 재벌대기업도 충분히 벤처투자를 할 길이 열려있는데, CVC까지 허용한다는 것은 사실상 지주사 규제 자체를 무력화 하겠다는 것”이라 비판한 바 있다.

 

홍 부총리가 대기업의 CVC 소유를 원칙적으로 허용하겠다고 밝히면서, 해당 시민단체들은 즉각 반발하고 나섰다.

 

경실련은 “정부안은 금산분리 원칙을 무너뜨리고, 펀드출자라는 명목으로 사실상 순환출자를 허용하고, 재벌이 벤처기업마저 사실상 보유해서 중소벤처기업에게 돌아가야 할 정책적 혜택을 가로채도록 방조하겠다는 몰염치하고 시대 퇴행적 방안”이라 강력 규탄했다. 

 

이들은 “현재도 일반지주회사 외부에 재벌들이 CVC를 이미 운영하고 있고, 지주회사 체제 안에서도 금산분리 원칙을 준수하고 계열사의 편법적 순환출자 없이도 자금 조달이 충분히 가능하다”며 투자가 부진한 것은 자금부족이 아닌 제대로된 벤처가 많지 않아서고, 이는 재벌기업들의 기술탈취와 단가후려치기 탓이라 꼬집으며 투자활성화 명목의 CVC 도입을 철회하라고 촉구했다. 

 

참여연대도 비슷한 입장을 냈다. 이들은 “일반지주회사의 CVC 소유는 금산분리의 원칙을 위배한 것으로, 투자자금 중 외부자금의 비율을 최대 40%로 허용한 점은 특히 우려된다”며 보완장치가 반드시 마련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참여연대는 “현재 30대 재벌 대기업의 사내유보금이 950조에 이르는 수준이고, 정부가 밝힌 대로 대기업집단(37개) 일반지주회사의 현금 및 현금성 자산만해도 약 25조원에 이른다는 점을 감안하면 CVC의 투자펀딩에 외부자금을 허용한 것은 납득하기 어렵다”며 “재난과 경제위기 해소를 빌미로 이루어진 규제완화는 양극화 심화 및 부의 독점으로 이어졌다”고 말해 CVC소유를 원칙적으로 반대했다. 

 

문화저널21 박영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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