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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화(梅花)의 정취, 자아 성찰(自我 省察)의 미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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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월수
기사입력 2020-09-03

박동구 작가는 한국화의 여백(餘白)과 서양화의 공간구성, 그리고 조각의 입체감 등 하나로 농축시킨 작품을 보여주는데 이는 매화의 정취를 물씬 느껴진 자아 성찰의 미학으로서 한국적인 미감과 정서가 발현된 현대적인 아름다움을 표현하고 완성한다. 

 

▲ 박동구 作 흐름 1.55×45cm 수묵담채 2000   © 문화저널21 DB / 자료사진


작가는 섬세한 짜임새와 화면의 구상과 배치함과 더불어 담백하고 농밀한 먹 맛을 제대로 살리고 산뜻하게 봄의 흥취를 돋우듯 상호보완적인 초록색과 붉은색으로 채색한다. 흰 안개 낀 산(고원: 밑에서 위를 바라보는 시선으로 경관의 웅장함을 표현) 아래로 계곡의 바위 사이로 흐르는 물과 중앙을 텅 비우고 붉은 기운이 감도는 듯 넘치는 생동감으로 전신(傳神)으로부터 무아지경의 상태 속에서 보는 이로 하여금 가슴속까지 시원함과 상쾌함을 전해준다. 여기서 사물의 겉과 속을 제대로 그릴 수 있는데 바로 그 익히는 과정을 전신(傳神)에 이르는 길목이다. 이것은 전신사조(傳神寫照)의 줄임말로 겉이 닮았을 뿐만 아니라 정신까지 담아 표현해야 한다는 뜻이다.

 

흐름 

 

칠성(七星) 김월수

 

흰 안개가 핀 이른 아침

고요한 산 밑으로

어느새 소나무와 버드나무

푸릇푸릇 봄기운 뽐내고

 

단단한 바위 사이로

콸콸 흐른 계곡의 물소리                

 

죽은 듯 보였다가도

바람처럼 생동하는 흐름 속에서

 

- 동양화가 박동구의 “흐름”을 보고 쓴 시 -

 

▲ 박동구 作 화향사시도(花香四時圖)-봄날 165×95cm 분채·먹·아크릴물감 2000  © 문화저널21 DB / 자료사진


花香四時圖(2011∼2015)이라는 작품들을 보면 매화(梅花)를 화면의 중앙(中央), 그 꽃잎의 표면에 시공(時空)의 격자(格子)가 얽혀 만들어진 생명 에너지(氣運)를 증폭(增幅)시키고 삶을 자세히 통찰(洞察)하여 매화(梅花)라는 대상에 작가의 감정이입한 아포리즘(지식이나 지혜를 짧은 문장으로 함축해서 표현하는 것)이라고 하는데 이러한 특징은 작가만의 작품세계로 본다. 매화의 소재는 추위를 이기고 꽃을 피운다고 하여 불의(不義)에 굴하지 않는 선비정신의 표상(表象)인 매화(梅花)를 통한, 현실의 삶에서 자아성찰(自我省察)로 본질(本質)적인 의미(意味)의 미를 발견(發見)하여 이를 작품에 투영하듯 담고 있으며, 형식적인 면을 보면 서양화와 한국화의 특징에서 보이는 재료를 섞어 쓰고 화면의 구성도 적절히 차용(借用)하는 방법을 통해서 조화(調和)의 미를 추구하고 있다.

 

화향사시도(花香四時圖)-봄날

 

칠성(七星) 김월수

 

바람이 나지막이 닿아 흐르는

겹겹이 쌓인 꽃잎의 결 

 

사방으로 뻗친 가지마다

울려 퍼진 우주의 심장 소리

 

망울망울 꽃봉오리 위로

흰 파도처럼 너울너울 춤추네

 

짙은 어두운 밤에도 

애써 잠들지 못한 봄날이여!

 

- 율촌 박동구의 “화향사시도(花香四時圖)-봄날”을 보고 쓴 시 -

 

작가는 바쁜 현대인에게 작가의 작품 속에서 ‘마음의 여유(餘裕)를 찾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은행나무, 편백 등에 조각(彫刻)하고 채색한 작업을 선보이는데, 채움과 비움(2019)이라는 작품을 보면 부조 형태로 인해 그림자로 인해 3차원적 공간의 형성(形成)이 되었으며 간결하고 절제된 색채와 서양의 초현실주의처럼 몽환적인 분위기를 자아내고 있다. 또한, 민화의 특징인 홍매화(紅梅花)와 백매화(白梅花) 그리고 청매화(靑梅花) 등에 나타난 강렬한 색채(色彩)와 선(線)은 사(邪)나 액(厄)을 물리치는 부적(符籍)의 영험(靈驗)한 힘을 체험하기도 하게 한다.

 

▲ 박동구 作 채움과 비움 70×130cm 목각에 화각 2019  © 문화저널21 DB / 자료사진


비움과 채움(2019)이라는 작품을 보면 밤하늘의 달과 달빛 스민 정화수와 매화나무 가지 등 무릉도원 같은 이상세계로 이끈다. 이는 단단한 생각의 조각을 깎고 뾰족한 마음의 모서리를 다듬어 가는 과정을 거치면서 오묘한 별의 오색영롱한 색깔로 담아냈기 때문이다. 여기서 우아미(優雅 美)처럼 자연과 조화로운 삶을 느낄 수 있다. 이것은 베르그송의 '정신력'에서 “즐거움은 항상 생명이 승리했다는 증거이다. 즐거움이 있는 곳은 어디나 창조가 있고 창조가 풍부할수록 즐거움이 더 커진다.”라고 말한 것과 상통하는 것으로 보았다.

 

채움과 비움

 

칠성(七星) 김월수    

 

쪽빛 밤하늘 저편 순백의 달이 떠오르면

별처럼 수놓는 백(白)매화의 마음 

 

숨겨진 신(神)의 섭리와 같이 

격자무늬가 펼쳐지는 순간 

 

잘 짜인 거미줄처럼 인연의 나뭇가지마다 

피어난 생명(生命)의 파노라마

 

채움과 비움의 경계로부터 

깨닫는 그 신성함과 아름다움이어라! 

 

- 율촌 박동구의 “채움과 비움”을 보고 쓴 시 -

 

▲ 박동구 作 비상 70×130cm 목각에 화각 2019  © 문화저널21 DB / 자료사진


비상(2019)이라는 작품을 보면 독도에서 달이 뜨는 순간 푸른빛 하늘과 자유롭게 활공하는 갈매기 등 서로 조화(調和)된 삼각 구도이고 피마준(돌의 주름을 그리는데 삼의 잎을 펼친 것처럼 그리는 것)처럼 절묘한 칼맛과 푸른빛 하늘과 바다의 마음이 배어든 운치(韻致)가 있는 풍경이다. 잊었던 진정한 자연 속의 삶을 깨닫게 하고 있다. (風流 美) 여기서 우리는 예술가가 그의 감정이입과 미적 경험에서 어떻게 결합하고 있는가를 볼 수 있는데 헤겔의 『미학』에서 이념(Idee)이 감각적으로 나타난 것으로 보았던 것과 같이 풍부한 감정과 미적 경험하도록 만든다. 

 

비상

 

칠성(七星) 김월수    

 

푸른 하늘과 바다가 만나는 곳

하나의 섬

 

물길이 열리듯

삶의 무게와 부피를 벗어놓고

 

날이 선 칼날처럼 

새벽 공기를 가르며 나아가라.

 

- 율촌 박동구의 “비상”을 보고 쓴 시 -

   

▲ 좌) 율촌 박동구  © 문화저널21 DB / 자료사진


작가는 목원대 회화과와 단국대 대학원 동양화과를 졸업한 뒤 물과 바람 생명 전(일본 오사카), 한·중 작가 교류전(중국 칭다오), 현대 미술작가 전(안산 단원미술관) 외 개인전 13회, 단체전만 180회 이상의 전시경력을 가진 다양한 작품 활동을 펼치고 있으며 현재 당진에서 ‘박동구 현대미술연구소’를 운영하면서 활동 중이다.

 

2020. 09. 02. 미술평론 김월수(화가·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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