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색

BTS 공격한 中의 ‘편협한 민낯’…글로벌 역풍

한국전쟁 관련 수상소감에 돌연 뿔난 중국인들

가 -가 +

박영주 기자
기사입력 2020-10-13

한국전쟁 관련 수상소감에 돌연 뿔난 중국인들

삼성전자‧현대차 부랴부랴 ‘BTS 지우기’ 논란

 

NYT “BTS 발언, 악의 없었지만 공격받아”

트위터 상에 '차이나치' 해시태그 등장하기도

“편협한 민족주의”…맹비난 쏠리자 주춤하는 中 

 

한국전쟁과 관련해 양국이 겪은 고난의 역사를 기억해야 한다고 발언한 BTS의 수상소감을 문제 삼으며 도 넘은 집단공격을 퍼부었던 중국이 국제사회의 비난을 한몸에 받고 있다. 

 

BTS의 발언은 어떠한 악의가 없었음에도 중국인들은 ‘민족주의’를 빌미 삼아 BTS를 공격했고 결과적으로 삼성전자‧현대차‧휠라 등의 브랜드가 부랴부랴 ‘BTS 지우기’에 나서게끔 하는 등 이해할 수 없는 상황을 초래했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외신들은 “중국의 편협한 민족주의가 BTS를 희생시켰다”고 일제히 보도를 이어갔고 전세계 팬들 역시도 중국과 나치를 합성한 차이나치 해시태그를 달며 적극적인 비판에 가세했다. 

 

국제여론이 급속도로 악화되자 부랴부랴 중국 외교부가 “상호 우호를 도모해야 한다”는 입장을 내놓으며 진화에 나섰지만, 이번 사태로 전세계가 중국의 민낯을 고스란히 보게 됐다.

 

 (사진=빅히트엔터테인먼트)  

 

논란의 시작은 지난 7일 BTS가 미국의 한미 친선 비영리단체 코리아소사이어티에서 ‘밴플리트상’을 받은 후 나온 수상소감이었다. BTS의 RM은 “올해 행사는 한국전쟁 70주년을 맞아 의미가 남다르다. 우리는 양국이 함께 겪은 고난의 역사와 수많은 희생을 영원히 기억할 것”이라 말했다.

 

하지만 이러한 발언을 놓고 중국 관영매체 환구시보는 BTS가 언급한 양국이 한국과 미국을 의미하는 것이며, BTS가 ‘항미원조’의 역사를 알지 못한 채 전쟁에서 희생된 중국 군인들을 존중하지 않았다는 취지로 보도를 이어갔다. 

 

항미원조(抗美援朝)는 ‘미국에 맞서 북한을 도왔다’는 의미로, 중국은 최근 미국과의 갈등국면에서도 해당 정신을 강조하고 있는 모습이다. 다른 중국 매체들 역시도 BTS가 중국 역사를 무시했다며 일제히 공격적인 보도를 지속했다. 

 

중국 누리꾼들 역시도 BTS의 발언에 대해 “국가존엄을 무시했다”, “국가 앞에 아이돌 없다”, “BTS가 중국에서 인기를 얻고 돈을 벌면서 중국을 무시했다”며 거세게 들끓었다. 

 

BTS를 홍보모델로 쓴 삼성전자‧현대자동차‧휠라 등에까지 불똥이 튀었다. 중국인들은 삼성차이나 사이트에 BTS 에디션 사진을 첨부하며 “삼성은 이 폰을 깨끗이 처리하라”고 요구했고, 관련 브랜드에 대한 불매운동 목소리까지 쏟아졌다. 

 

결국 중국 내 비난여론을 못이긴 듯, 삼성전자는 부랴부랴 ‘갤럭시 S20 플러스 5G BTS 에디션’과 무선 이어폰 ‘갤럭시 버즈 플러스 BTS 에디션’ 판매를 중단하고 나섰으며 현대자동차나 휠라 역시도 BTS 관련 홍보 게시글을 지워버렸다. 중국인들의 집단 린치에 기업들이 서둘러 ‘BTS 지우기’에 나선 것이다.  

 

▲ BTS의 수상소감에 대한 중국인들의 반응을 보도한 외신들. (사진=뉴욕타임즈, BBC 캡쳐) 

 

상황이 이렇게 되면서, BTS의 발언을 악의적으로 왜곡한 것도 모자라 기업들이 BTS 지우기에 나서도록 한 중국인들을 향해 국제사회의 비난 여론이 일기 시작했다. 

 

다수 누리꾼들은 중국에서 BTS의 발언에 왜 분노하는지 이해할 수 없다며 ‘어글리 차이니즈(Ugly Chinese)’라 비난했고, “한국인 출신 보이그룹이 자국을 위해 싸워준 나라의 희생에 감사하다고 말하는 게 뭐가 잘못됐느냐”는 지적도 나왔다. 트위터 등에서는 중국과 나치를 합성한 ‘차이나치(#CHINAZI) 해시태그도 등장하며 극단적 민족주의를 비판하고 나섰다. 

 

외신들도 이에 가세했다. 미국의 뉴욕타임즈(NYT)는 “BTS는 공공연한 도발보다는 진심 어린 포용성으로 잘 알려진 인기 보이밴드이고, 수상소감은 악의 없는 말 같았다”며 “중국 누리꾼들이 BTS의 악의 없는 발언을 공격했다”고 지적했다. 

 

뉴욕타임즈는 삼성전자와 현대자동차 등이 BTS 지우기에 나선 것에 대해서도 “이것은 중국에서 사업하는 다국적 기업이 중국사람의 애국심을 쫓는 최신 사례고, 불매 운동 가능성을 차단하려는 의도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영국의 파이낸셜타임스(FT) 역시도 과거 갭과 메르세데스-벤츠 등도 비슷한 이유로 중국에서 불매운동 위기에 빠졌었다는 점을 언급하며 중국 내 불매 움직임을 “중국에 진출한 외국 브랜드가 중국의 편협한 민족주의에 희생된 최신 사례”라 보도했다. 

 

로이터통신은 BTS 지우기에 나선 대기업들의 행보를 놓고 “이번 논란은 세계 2위의 경제 대국인 중국에서 대형 브랜드들이 마주할 수 있는 정치적 지뢰를 보여준다”고 지적했고, BBC도 중국인들의 무리한 주장을 비판하며 “많은 사람들은 RM의 발언이 중국을 직접적으로 언급하지 않았다면서 트위터에서 방탄소년단을 옹호하고 있다”고 전했다.

 

중국인들의 과도한 ‘BTS 죽이기’에 국제사회의 비난은 물론 외신들의 비판까지 쏠리자, 중국 정부에서도 부랴부랴 상황 진정에 나섰다. 

 

자오리젠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12일 정례 브리핑에서 “관련 보도와 중국 누리꾼들의 반응을 주목하고 있다”며 “역사를 거울삼아 미래를 향하고 평화를 아끼며 우호를 도모하는 것은 우리가 함께 추구하고 노력해야 할 가치”라 말했다. 중국 외교부의 공식입장 이후 중국 매체들 역시도 비난 수위를 조절하기 시작했고, 중국 내 여론 역시도 한풀 꺾이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논란이 조금씩 잦아들고는 있지만, 이번 사태를 계기로 전세계는 중국의 ‘민낯’을 제대로 마주하게 됐다. 

 

국내에서는 지난달 가수 이효리가 한 예능프로그램에 출연해 예명을 ‘마오’로 정하겠다고 밝혔다가 중국 네티즌들이 마오쩌둥 초대 국가주석을 비하했다며 SNS에 악성댓글을 쏟아내는 등의 사례가 있었다.

 

그 이전에는 아이돌 트와이스의 대만 출신 멤버 쯔위가 국내방송에서 대만 국기를 흔들었다가 중국 누리꾼들의 집단린치를 맞고 쯔위를 모델로 내세웠던 화웨이가 계약을 취소하는 일이 있기도 했다. 

 

중국이 도를 넘은 편협한 민족주의를 앞세워 특정 브랜드 불매운동에 나서는 수많은 사례가 이미 나온데다가, 이는 국제사회에서 중국시장이 갖고 있는 ‘불확실성’ 중의 하나로 꼽히고 있는 실정이다. 

 

물론 삼성전자와 현대자동차도 리스크 최소화를 위해 발빠른 대처에 나섰지만, 홍보를 위해 BTS를 이용해놓고는 정작 논란이 터지자 선긋기에만 혈안이 됐던 모습은 많은 우리 국민들에게 씁쓸함만을 남겼다. 

 

문화저널21 박영주 기자 

트위터 페이스북 카카오톡 카카오스토리 band naver URL복사
댓글

i

댓글 수정 및 삭제는 PC버전에서만 가능합니다.
URL 복사
x

PC버전 맨위로

Copyright ⓒ 문화저널21.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