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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보공단, 흡연피해 주장한 500억대 ‘담배소송’ 패소

담배와 폐암 등 질병 사이 인과관계, 명확히 규명 안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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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영주 기자
기사입력 2020-11-20

담배와 폐암 등 질병 사이 인과관계, 명확히 규명 안돼

건보공단 “대단히 충격적이고 안타까운 판결” 항소 의지

과학적 근거 부족했던 소송…항소해도 바뀌긴 어려울 듯 

 

국민건강보험공단이 흡연으로 발생한 손실을 배상하라며 국내외 담배회사들을 상대로 낸 500억원대 소송에서 패소했다. 

 

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22부(홍기찬 부장판사)는 20일 건보공단이 KT&G, 한국필립모리스, BAT코리아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원고 패소로 판결했다.

 

재판부는 “원고의 보험급여 비용 지출은 피고들의 위법행위 때문에 발생했다기보다 건강보험 가입에 따른 보험관계에 의해 지출된 것에 불과해 피고들의 행위와 보험급여 지출 사이에 인과관계가 인정된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그러면서 담배와 질병의 인과관계에 대해서도 “개개인의 생활습관과 유전, 주변환경, 직업적 특성 등 흡연 이외에 다른 요인들에 의해 발병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판단했다.

 

▲ 골목길에 버려진 담배꽁초의 모습. (사진=문화저널21 DB / 자료사진)

 

과거 국민건강보험공단에서는 흡연 때문에 추가로 부담한 진료비를 물어내라는 취지로 2014년4월 담배회사들을 상대로 533억원 상당의 배상금을 청구하는 소송을 제기한 바 있다. 

 

해당 배상금은 △폐암 중 소세포암 △편평상피세포암 △후두암 중 편평세포함 등 흡연과의 인과성이 큰 3개의 암을 앓은 환자들 중 20년 동안 하루 1갑 이상 흡연했고 흡연기간이 30년이 넘는 이들의 2003년부터 2013년 진료비를 합한 액수다. 

 

건보공단은 “담배의 유해성은 담배연기 속 타르성분에 기인하고 담배의 중독성 역시 니코틴에 기인한다”며 담배제품들이 극도로 유해하고 중독성이 있어 통상 기대할 수 있는 안전성이 결여된 제조물로 결함이 있을 뿐만 아니라, 업체들이 담배의 유해성과 중독성을 은폐해 대중을 기망했다고 주장해왔다.

 

하지만 담배회사 측에서는 담배의 유해성을 인정하면서도 흡연과 폐암의 개별적 인과관계는 인정되지 않는다며 반박해왔다. 

 

그리고 흡연은 개인의 자유의지에 따른 것인 만큼 담배회사는 제조물 책임이 없다는 과거 판결도 있었던 만큼, 건보공단이 소송을 제기하는 것 자체가 부적법하다는 주장을 펴왔다. 

 

이번에 법원이 건보공단의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으면서, 김용익 건보공단 이사장은 “대단히 충격적이고 안타까운 판결”이라며 “그동안 담배의 명백한 피해에 대해 법률적인 인정을 받으려 노력했지만 쉽지 않다는 걸 다시 확인했다”고 말하며 즉시 항소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일각에서는 건보공단이 흡연과 폐암 간의 직접적인 연관성에 대해 과학적 검증을 토대로 하지 않고 ‘담배는 해롭다’는 주장에만 입각해 섣불리 소송을 제기했다는 지적을 내놓는다. 

 

실제로 폐암 환자 개인이 흡연을 했다고 하더라도 연령이나 가족력, 직업환경, 스트레스, 음부 병행 여부, 대기오염 노출도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야 하기 때문에 흡연이 반드시 폐암을 유발한다고 주장하기는 다소 어려운 것이 사실이다. 

 

이러한 부분에 대해서는 법원도 1심에서 담배회사들의 주장을 인정한 만큼, 건보공단이 항소한다고 해도 명백히 담배가 폐암 발병에 영향을 준다는 과학적 근거를 입증하지 못한다면 다른 결과를 기대하긴 어려울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여기에 더해 최근 담배업체들이 태우는 연초담배의 유해성을 인정하고, 타르 등 유해물질을 저감하기 위해 전자담배 등을 개발하고 있는데다가 담배 제품 표면에 경고문구와 사진 등을 붙이는 점 등을 고려한다면 건보공단이 주장하는대로 담배업체들이 담배의 유해성과 중독성을 은폐했다고 보기는 다소 어려운 것이 현실이다. 

 

문화저널21 박영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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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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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형남자 20/11/23 [01:48]
세금은 그렇게 쳐걷어가면서 징징대기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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