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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 대통령 임대 발언 “틀리지 않았다” 그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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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재원 기자
기사입력 2020-12-15

“13평 사는 신혼부부는 많다. 그럼 그곳에 사는 사람들은 다 거지라는 말이냐. 주거 안정을 위해 임대주택 짓고 살고 싶게 만들겠다는 발언이 잘못된 건가. 그저 정치적으로 대통령을 깎아내리려고 하는 게 아니냐”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11일 화성 동탄 행복주택을 찾아 발언한 내용과 관련해 나온 측근의 반응이다. 맞는 말이다. 전후 관계를 살펴도 틀린 말이 아니다.

 

하지만 대다수 언론은 대통령의 일부 발언만 부각해 “서민들은 13평 임대 아파트만으로도 충분하다”라는 뉘앙스로 보도를 냈다. 야당 의원들도 “네가 가라 공공 임대”라고 비꼬면서 대통령 사저에 대한 비판까지 더했다.

 

청와대는 이례적으로 공휴일에 “살고 싶은 임대주택으로 질적 도약을 이루기 위한 노력을 다짐하는 순간 상처를 주려는 이유가 무엇 때문인가”라며 반문하면서 “오로지 문재인 대통령을 정치적으로 공격하기 위해서로 보인다”라며 강하게 반발했다.

 

실제 대통령은 당시 현장에서 변창흠 국토부 장관 내정자의 (임대주택) 설명을 들은 뒤 질문 형태로 ‘그러니까 신혼부부 아이 1명이 표준이고, 어린아이 같은 경우에는 2명도 가능하겠다’라는 발언이었다. 변창흠 내정자는 이러한 질문에 ‘네’라고 답했다.

 

언론은 뉘앙스 배제한 채 대통령의 발언만을 가지고 ‘질문’을 ‘규정’으로 만들어 공격했고, 이를 정치인들이 보태면서 단순 ‘질문-대답’을 큰 사회적 논란거리로 만들었다. 이는 명백한 언론과 야당의 아전인수식 해석이다.

 

▲ 지난 11일 문재인 대통령과 김현미 국토교통부장관, 변창흠 LH사장이 화성 동탄 행복주택 현장을 둘러보고 있다. / 청와대 제공

 

  • 그런데도 분노 식히지 못하는 여론
  • 대통령은 ‘임대주택 발언’을 하지 말았어야 했다

 

임대주택 논란이 ‘아전인수식 보도’라는 점은 논란을 통해 어느 정도 알려졌고, 일부 강성 비판론자를 제외하면 논란이 수그러들 만도 하지만 문 대통령을 비난하는 여론은 좀처럼 식지 않고 있다.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여전히 대통령의 임대 발언으로 들썩이고 있고, 임대주택을 둘러싼 양비론적 소모적인 논쟁이 계속되고 있다.

 

어째서 문 대통령은 ‘맞는 말’을 하고도 이처럼 강한 비판을 받게 된 것일까. 대통령이 현장을 찾은 시점 때문이다.

 

청와대는 최근 국토부 차기 장관으로 변창흠 LH 前 사장을 내정하는 등 부동산 정책의 개선 의지를 밝혔다. 청와대가 직접적으로 부동산 정책의 실패를 인정하지는 않았지만, 여권에서는 이미 “시장을 몰랐다”라는 정책 실패를 시사하는 발언이 나오기 시작했고, 타이밍 좋게 개각을 공표했다. 청와대가 ‘실패’를 인정하지 않았지만 ‘전면적 수정’이 불가피하다는 점을 어느 정도 인정한 것이다.

 

그런데 장관으로 내정된 변창흠 후보자가 내놓은 1호 정책이 임대주택 공급이다. 임대주택을 공급해 주거 안정을 꾀하겠다는 것이다. 

 

변 후보자의 말은 분명 맞다. 그런데 생각해보면 초점이 잘못됐다는 점은 분명히 느낄 수 있다. 국민은 부동산 정책의 변화점을 기대하고 있었으나, 새로운 후보자는 주거복지 확대를 말하고 있는 아이러니한 상황을 연출하고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 부동산 문제에 대해 입을 꾹 닫고 있던 대통령의 차기 국토부 후보자와의 첫 행보가 임대주택 현장을 찾아 ‘품질개선’을 요구하는 목소리였다.

 

임대주택도 분명 중요하지만, 작금의 최대 이슈는 급등한 전셋값과 부동산값이다. 급등한 부동산으로 무주택자들의 악화하는 주거난에 처해 있는 상황에서 임대주택을 찾아 ‘보다 살기 좋게 만들어야 한다’라는 취지 대통령의 발언은 마치 ‘주거 형태의 대전환’을 의미하는 꼴이 되어버렸다.

 

 / 한국갤럽 제공

 

  • 문 대통령 부정 평가
  • 추-윤 갈등 아닌 부동산 문제가 압도적 1위

 

그도 그럴 것이 청와대는 그간 폭등하는 집값과 전세난에도 정책이 잘못됐다는 점을 한 번도 인정하지 않았다. 다만,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해 말 국민과의 대화를 통해 “부동산 투기를 통해서는 더는 돈을 벌 수 없다는 점을 분명히 하겠다”, “전세 시장은 기필코 안정시키겠다”라며 엄포를 놓기도 했지만 1년 만에 ‘완전한 정책 실패’라는 점을 시장이 증명했을 뿐 이후 대통령은 부동산과 관련해 입을 꾹 닫았다.

 

실제로 한국갤럽 데일리 오피니언 12월 2주 대통령 직무수행 평가 긍‧부정 평가를 살펴보면 문 대통령이 부정적평가를 받는 이유는 법무부‧검찰 갈등(6%)이 아닌 부동산 정책(18%)이 압도적 1위를 달리고 있었다. 

 

전세난으로 가격이 폭등하면서 무주택자들의 불안한 심리와 불만이 여론조사에 그대로 반영된 것으로 볼 수 있다. 

 

작금의 임대주택 발언 논란은 악의적 보도로 시작된 게 분명하다. 그런데 악의적 보도인 걸 알면서도 비판이 계속되는 이유는 부동산에 곯을 대로 곯아버린 울분의 감정이 극에 달했다는 점을 방증한다.

 

적어도 현재도 치솟고 있는 부동산에 대한 책임 있는 목소리가 부재한 상황에서 문재인 대통령은 아무런 말도 하지 말았어야 했다.

 

문화저널21 최재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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