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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학배의 바다이야기] 하와이 호놀룰루는 조용한 항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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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학배
기사입력 2024-04-03 [09:20]

요즘 봄철은 결혼시즌이다. 물론 요즘 결혼에 무슨 철과 때가 있는 것이 아니어서 과거와 같지는 않지만 그래도 지인들의 혼사 소식이 자주 오는 것을 보면 크게 변하지는 않은 것 같다. 

 

지금이야 결혼식 후 신혼부부가 설레는 마음으로 떠나는 신혼여행지로 몰디브, 모리셔스, 푸껫 등 다양한 곳이 떠오르지만, 우리 때에 하와이는 그야말로 선망의 신혼여행지였다. 물론 우리 부부는 하와이는 꿈도 꾸지 못하고 제주도로 비행기의 기수를 돌렸지만 말이다. 

 

▲ Hawaii, Diamond hill  © Pixabay

 

다 아는 것처럼 신혼여행지자 관광지로 손꼽는 하와이의 중심도시이자 관문은 바로 호놀룰루(Honolulu)이다. 그런데 이 ‘호놀룰루’라는 말은 하와이 원주민의 말에서 나왔는데, 바로 ‘조용한 항구’라는 의미다. 지금이야 좀 이상한 듯도 보이지만 하와이 왕국 시절인 19세기 이전에는 꼭 들어맞는 조용한 항구 호놀룰루였을 것이다. 

 

‘Hono’는 항구(port)란 의미이고 ‘lulu’가 조용하다(calm)라는 의미이다. 더욱이 ‘하와이(Hawaii)’라는 말 자체가 하와이 원주민 말로 ‘고향’이라는 의미이고 보면 호놀룰루의 의미도 같은 흐름에서 맥락을 볼 수 있다. 하와이 왕국의 원주민 말 그대로 호놀룰루는 원주민들의 고향인 하와이의 중심 도시로서 하와이의 전통을 가장 짙게 지닌 곳이다. 

 

지금이야 미국 해군의 군항과 상업항으로 고향과 타향을 이어주는 천혜의 항구이자 군사적, 전략적으로 엄청난 중요성을 지닌 곳이다. 그렇기에 2차 세계대전 당시 일본제국의 진주만 공습이 있었다. 물론 지금은 하와이를 세계와 이어주는 호놀룰루 국제공항이 있어서 하와이의 관문 역할을 하고 있다. 

 

조금 다른 이야기이지만 이 하와이는 이승만 전 대통령 독립운동의 중심지였고 하와이 사탕수수 농장으로 이민을 간 우리나라의 이민 1세대들이 고국을 떠나올 때 배를 탔던 항구인 인천을 그리며 피땀 어린 기부금을 모아 모국에 세운 학교가 바로 인천에 있는 인하(仁荷)대학교이다. 바로 인하라는 말이 인천과 하와이의 앞 글자에서 나온 것이다.

 

세계 주요 도시 중에는 바다에서 나온 이름이 매우 많은데 동양 보다는 서양의 경우가 더욱 뚜렷하다. 물론 우리나라의 목포나 제물포, 마포나 노량진처럼 항구라는 의미가 들어있는 도시나 지명이 많은 것이 사실이다. ‘포’는 상업적인 성격이 강한 항구이고 ‘진’은 군사적인 기능이 강한 항구라고 생각하면 된다. 

 

우선 덴마크의 수도 코펜하겐(Copenhagen)은 덴마크 말로 무역이나 상업을 의미하는 ‘Copen’ 과 항구를 의미하는 ‘hagen’이 연결되어 붙여진 것으로 우리말로 번역하면 ‘무역항 또는 상업항’ 정도로 아주 평범한 도시 이름이다. 우리 같으면 그냥 항구라는 말 자체가 도시 이름이 된 셈이다. 

 

EU 본부가 있는 벨기에의 중심 항구이자 상업도시인 앤트워프(Antwerp)도 항구라는 뜻을 가진 ‘werp’에서 나온 것으로 우리말로 번역하면 ‘항구’라는 아무런 감흥이 없는 맹맹한 이름이 되어 버린다.(‘Ant’는 ‘~에’ 라는 의미이다). 결국 코펜하겐이나 앤트워프 모두 항구라는 말로 자국어로 표현하기야 말만 다를 뿐이지 모두 항구라는 같은 의미가 되는 것이다. 

 

결국 의미로 보면 코펜하겐이 앤트워프인 셈이다. 포르투갈의 중심 상업 도시이자 명문 프로축구팀 FC Porto를 보유한 포르투(Porto)도 도시 이름 자체가 항구란 뜻이니 항구가 그냥 도시 이름이 된 것이다.

 

그러고 보면 항구와 바다는 우리 가까이 일상에 있다.

 

윤학배

1961년 북한강 지류인 소양강 댐의 건설로 수몰지구가 되면서 물속으로 사라져 버린 강원도 춘성군 동면의 산비탈에 위치한 화전민 마을 붓당골에서 태어나 유년시절을 보냈으며 이후 춘천 근교로 이사를 한 후 춘천고를 나와 한양대(행정학과)에서 공부하였다. 

 

1985년 행정고시에 합격한 후 이듬해인 1986년 당시 해운항만청에서 공직을 시작하여 바다와 인연을 맺은 이래 정부의 부처개편에 따라 해양수산부와 국토해양부 그리고 다시 해양수산부에서 근무를 하였다. 2013년 해양수산부 중앙해양안전심판원장, 2015년 청와대 해양수산비서관을 역임하였으며 2017년 해양수산부 차관을 마지막으로 31년여의 바다 공직생활을 마무리하였다. 

  

공직 기간중 스위스 제네바에 위치한 UN기구인 국제노동기구(ILO)와 영국 런던에 있는 우리나라 대사관에서 6년여를 근무하는 기회를 통해 서양의 문화, 특히 유럽인들의 바다에 대한 인식과 애정, 열정을 경험할 수 있었다. 현재 한국 해양대학교 해양행정학과 석좌교수로 있으며 저서로는 “호모 씨피엔스 Homo Seapiens”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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